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 주요 50개 대학병원 교수들이 10일 하루 집단 휴진을 했지만 진료에는 차질이 없었다. 일부 대학병원은 경영난 심화로 존폐 위기에 몰리자 교수들이 새 환자를 받는 등 진료에 적극 나섰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19개 의대 산하 50개 병원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멈추는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 등 ‘빅5 병원’ 가운데 4개 병원을 비롯해 부산대 강원대 등 지방 국립대 병원 교수들도 참여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일부 병원이 집단 휴진했으나 전국 단위로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 혼란은 거의 없었다.

서울대병원 1층 접수처는 오전 8시부터 예약 환자가 몰리더니 9시께 대기 좌석이 가득 찼다. 일부 외래 환자는 이날 집단 휴진 소식을 알지 못했다. 응급실에서 만난 한 어린이 환자 보호자는 “응급실 이용에도 전혀 불편이 없었다”고 했다. 병원 측은 휴진율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실제 휴진에 나선 교수는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국립대 병원 교수는 “휴진하더라도 대부분 진료를 앞당기거나 환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일정을 조정했기 때문에 현장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벽면 곳곳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교수들의 대자보와 병원 구조조정에 우려를 표하는 노동조합 측 대자보가 나부꼈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이날 진료에 차질이 없었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일부 교수가 휴진했지만 미리 예약 날짜를 바꿔 환자 피해는 거의 없었다. 전남대병원과 제주대병원도 진료와 수술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의료계에서는 일부 대형병원 교수가 집단행동에 동참하면서도 병원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평일 진료를 늘리고 신규 환자도 받는 등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새 환자는 외래 진료와 입원이 어려웠다.

안대규/김유림/오현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