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지표 초읽기…다시 파월의 시간이 온다 [글로벌마켓 A/S]
미국 뉴욕증시가 경제 지표 악화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혼조세를 보였다. 다음 주 핵심 물가지표 하락을 기대해온 시장 심리가 잦아들면서 일부 기술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현지시간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포인트 0.16% 상승한 5,222.68,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5.08포인트, 0.32% 오른 3만 9,512.84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은 애플, 구글, 메타 등의 주가 하락 여파에 5.4포인트, 0.03% 내린 1만 6,340.87로 약보합을 보였다.

● 소비자 기대인플레 급등…경기 둔화 불안도 커졌다



뉴욕증시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상승폭을 반납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해당 시점에 미시간대에서 공개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국인들의 소비 행태를 내다볼 수 있는 소비자신뢰지수는 5월 들어 67.4로 지난달 기록한 77.2 대비 9.8포인트 급락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도 66.5로 전월 대비 9.5포인트 내렸고,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68.8로 전월 79를 대폭 밑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이달들어 연령대, 소득이나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나타났다. 설문 책임자인 조앤 슈는 자료를 통해 "지난 몇 달간 소비자들이 판단을 미뤄왔지만, 이제는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LPL파이낸셜의 제프리로치는 "인플레이션 둔화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수 개월에 걸쳐 소비자들의 지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은 3.5%로 지난달 3.2% 대비 0.3%포인트 뛰었다. 5년 이상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3.1%로 전월 3.0%를 넘어서면서 경기 위축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촉발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부터 상승한 채권 금리는 10년물 기준 전날보다 5.1bp 뛴 4.5%로 올라섰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6.3bp 상승한 4.8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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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난 데 기름부었다…비둘기파 사라진 연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춘 이후 통화정책의 이른 전환을 기대한 시장 심리도 꺾였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6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6.5%까지 다시 올라섰고, 9월 인하 가능성은 61%, 12월 인하 기대치는 50% 밑으로 하락하는 등 연내 1차례 인하로 기울기 시작했다.

시장의 이러한 분위기는 이날 대거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위원들 영향도 한몫했다. 매파적인 발언으로 잘 알려진 로리 로건 댈러스 연준 총재는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행사 중 "적절한 정책을 생각하자면 금리인하를 고려하기에 지금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기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에 대해서도 "착륙하기 전까지는 연착륙이라고 할 수도 없도, 아직 착륙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건 총재는 최근 경제지표에 대해 "다소 실망스러웠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정책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매파적인 성향인 미셸 보우먼 이사도 이날 텍사스 은행가협회 연설에서 "금리를 조금 더 오래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위해 신중하고 또 신중히 신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여겨지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준 총재도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와 함께 CNBC 인터뷰에 출연해 "더 많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내놨다.

지난 FOMC 이후 공개 발언을 한 10명의 연준 인사들은 일제히 "증거가 더 필요하다(존 윌리엄스 뉴욕연준 총재)",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 등 더 오래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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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앞두고 강공…바이든, 중국 전기차 관세 초읽기

이날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초 중국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산업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달 베이징 방문 전후 비판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미국은 지난달 17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7.5%에서 25%로 3배 높이고, 조선업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전략적인 방법"으로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피츠버그에서 열린 전미철강노조 연설 중 "중국 기업들은 경쟁이 아닌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중국과 싸우고 싶지는 않다,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비판한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지 않고 경제와 교역을 정치화하고, 관세를 인사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 반도체주를 밀어올렸다…60% 성장한 TSMC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지난달 기록적 매출을 세웠다. TSMC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매출은 2,360억 2천만 대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조 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59.6%에 달한다. TSMC의 월간 매출의 전년대비 증가폭은 지난 1월 약 8%에서 2월 11%, 3월 34%, 4월 59.6%로 치솟았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막대한 수요와 이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인 TSMC의 매출 증가에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전날 실적 둔화 우려에 급락했던 Arm홀딩스는 이날 5% 가량 반등했고, TSMC의 미국 상장주식도 4.53% 뛰었다. 엔비디아가 1.27% 올라 900달러에 다시 다가섰고, 브로드컴이 2%, ASML이 1.83% 올랐다. 반도체 지수 전반을 추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이날 1.01% 오른 4,808포인트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물가 지표 초읽기…다시 파월의 시간이 온다 [글로벌마켓 A/S]
어닝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운데 새내기 기업인 스윗그린이 깜짝 실적을 내고 이날 34% 급등했다. 지난 1분기 주당순손실 23센트로 시장 예상인 22센트보다 적자폭이 컸지만, 연간 매출 전망치는 6억 6천만 달러~6억 7,500만 달러로 기존 제시한 최고치 6억 7천만 달러보다 목표를 높여 제시했다.

스윗그린은 채소와 샐러드를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한 인피티트 키친을 지난해 5월 도입하기 시작해 올해 7곳의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동일매장 매출이 지난 분기 5% 성장했다. JP모건의 라울 크라타팔리 애널리스트는 "브랜드 모멘텀이 구축되어가고 있고, 1분기 실적과 연간 전망치 상향은 그러한 위상을 확인시켜준다"며 투자의견 비중확대와 함께 목표주가를 종전 28달러에서 30달러로 높여 잡았다.

실적 발표 기업 외에 이날 바이오 기업인 노바벡스가 오랜 부진을 털고 백신 라이선스 판매에 성공해 2배 넘게 뛰었다. 노바벡스는 이날 오전 사노피와 12억 달러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코로나19백신과 독감 복합 백신 생산에 기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노피는 5억 달러의 선불 계약액과 7억 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액은 노바벡스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로 해당 발표가 나온 개장 시점 주가는 약 135% 이상 뛰었다. 존 제이콥스 노바벡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라이선스로 인해 지난 2월 영업지속능력을 의심받아온 것을 해소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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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변의 한 주 다가온다…물가지수 그리고 제롬 파월



5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다음 주는 14일 생산자물가지수와 15일 소비자물가지수, 4월 소매판매 등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시장이 기대하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로 전월과 동일한 폭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헤드라인은 0.3%로 3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물가지표와 함께 14일 오전에는 제롬파월 미 연준의장의 발언도 예정되어 있다. 네덜란드 경제와 관련한 자리이지만 최근 고용지표 둔화와 생산자물가지수 이후 연준의 시각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확신을 얻기까지는 이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연준은 물가와 고용 안정 등 양대 책무 가운데 목표에서 멀어져 있으면 그것에 집중하게 돼 있다"며 "더 멀어져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라고 강조해왔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