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아이스크림 안판다는 '유니레버'…저평가 소비주로 주목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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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 주가, 올해 필수 소비재 투자 펀드인 XLP 앞질러
뷰티 부문이 이끈 1분기 실적 호조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으로 3년간 1.2조원 절감 예정
100년 전통의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 주가가 조용히 오르고 있다. 유니레버는 뉴욕증시에서 13일(현지시간) 기준 올들어 약 11% 오른 53.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약 6% 오른 미국 식료품, 의류 등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펀드 (XLP)'를 앞지르는 상승세다.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데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하면서 성장 동력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니레버가 내놓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성장률은 분석가들의 예측치(1.2%)를 넘긴 2.2%다. 지난해 4분기(1.8%)에 이어 2분기 연속 성장세다. 매출 지표도 상승했다.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기저 매출 성장률은 4.4%로 집계됐다. 기저 매출 성장률은 환율 변동, 가격 상승 등을 제외하고 산출한 매출 성장률을 의미한다. 유니레버의 1분기 총 매출액은 150억유로(약 22조1200억원)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 대비 5.6% 늘었다.
유니레버의 성장은 도브, 바세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 및 웰빙 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이 분야의 1분기 기저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4%로 시장 전망치(6%)를 뛰어넘었으며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그 밖에도 유니레버가 주력하는 주요 사업 부문인 퍼스널케어, 영양 사업부문의 기저 매출 성장률은 각각 4.8%, 3.7%로 나타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전체 그룹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출 증가율은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낮은 2.3%로 집계됐다. 내년 말 분사를 앞둔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자, 이번 분기 실적이 추후 사업 분사 계획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레버 측은 사업 재편 및 인력 조정으로 추후 3년 동안 총 8억유로(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리차드 살단하 아비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사 결정에 대해 "아이스크림은 매우 변동성이 큰데다 그룹 전체 마진도 낮추는 사업이었다"며 사업 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슈마허 CEO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스크림 사업부문 분사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자자문사인 아르구스는 지난 8일 뉴욕증시에서 50달러 초반대로 거래되는 유니레버의 목표 가격을 58달러에서 60달러로 인상했다. 현재 유니레버의 영업이익률은 16.7%로 동종업체 평균치인 20.2%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르구스는 "신흥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되고, GAP전략이 전면 도입된다면 유니레버가 업계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유니레버는 전사 매출의 약 60%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의 성장률은 10% 가량으로 알려졌다.
주요 투자지표도 양호하다. 유니레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미만으로 동종 업계 평균(20.8)보다 낮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구루포커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유니레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32%에 이른다. 동종 업계(11%)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ROE가 높으면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 기업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분석가 26명 중 11명(42.3%)은 유니레버 주식 매수를, 10명(38.5%)이 보유를 추천했고, 5명은 매도(19.2%)를 권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뷰티 부문이 이끈 1분기 실적 호조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으로 3년간 1.2조원 절감 예정
100년 전통의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 주가가 조용히 오르고 있다. 유니레버는 뉴욕증시에서 13일(현지시간) 기준 올들어 약 11% 오른 53.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약 6% 오른 미국 식료품, 의류 등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펀드 (XLP)'를 앞지르는 상승세다.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데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하면서 성장 동력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호실적 거둬…판매량 2분기 연속 상승
하인 슈마허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익 확대를 가속화하면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매출 성장률도 3~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년도 실적을 발표하며 회사 매출이 "실망스럽다"고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투자회사 라운드어바웃 소속의 블라디미르 디미트로프 분석가는 "유니레버가 제시한 매출 성장률 전망은 7~9% 수준이었던 지난 2년 보다는 다소 둔화된 수치지만, 이미 이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며 "판매량 증가가 유니레버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유니레버가 내놓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성장률은 분석가들의 예측치(1.2%)를 넘긴 2.2%다. 지난해 4분기(1.8%)에 이어 2분기 연속 성장세다. 매출 지표도 상승했다.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기저 매출 성장률은 4.4%로 집계됐다. 기저 매출 성장률은 환율 변동, 가격 상승 등을 제외하고 산출한 매출 성장률을 의미한다. 유니레버의 1분기 총 매출액은 150억유로(약 22조1200억원)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 대비 5.6% 늘었다.
유니레버의 성장은 도브, 바세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 및 웰빙 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이 분야의 1분기 기저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4%로 시장 전망치(6%)를 뛰어넘었으며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그 밖에도 유니레버가 주력하는 주요 사업 부문인 퍼스널케어, 영양 사업부문의 기저 매출 성장률은 각각 4.8%, 3.7%로 나타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전체 그룹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출 증가율은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낮은 2.3%로 집계됐다. 내년 말 분사를 앞둔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자, 이번 분기 실적이 추후 사업 분사 계획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 실행 계획(GAP)으로 기지캐 켜나
유니레버는 지난해 10월 상위 30개의 사업에 집중하고 ,운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 담긴 성장 실행 계획(GAP)을 발표했다. 전체 매출의 75%이상을 차지하는 30개의 브랜드에 집중해 영업이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유니레버는 지난 3월 GAP의 일환으로 벤앤제리스, 매그넘 등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판매하는 사업부부터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80억유로(약 11조8100억원)에 달하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내년 말까지 분리하고 직원 7500명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크림 사업은 계절적 수요에 민감하고 냉동 창고 관리로 고정 비용 발생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유니레버 측은 사업 재편 및 인력 조정으로 추후 3년 동안 총 8억유로(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리차드 살단하 아비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사 결정에 대해 "아이스크림은 매우 변동성이 큰데다 그룹 전체 마진도 낮추는 사업이었다"며 사업 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슈마허 CEO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스크림 사업부문 분사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자자문사인 아르구스는 지난 8일 뉴욕증시에서 50달러 초반대로 거래되는 유니레버의 목표 가격을 58달러에서 60달러로 인상했다. 현재 유니레버의 영업이익률은 16.7%로 동종업체 평균치인 20.2%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르구스는 "신흥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되고, GAP전략이 전면 도입된다면 유니레버가 업계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유니레버는 전사 매출의 약 60%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의 성장률은 10% 가량으로 알려졌다.
주요 투자지표도 양호하다. 유니레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미만으로 동종 업계 평균(20.8)보다 낮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구루포커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유니레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32%에 이른다. 동종 업계(11%)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ROE가 높으면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 기업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분석가 26명 중 11명(42.3%)은 유니레버 주식 매수를, 10명(38.5%)이 보유를 추천했고, 5명은 매도(19.2%)를 권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