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사고 나겠다"…'명동 노점 거리 '위험천만' 실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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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위험천만"…명동 노점상 지날때 주의하세요
비 오는 날 명동 노점 거리 모습 어떨까
전선·멀티탭 습기 노출, 방수 비닐 면적 좁아
"화구 사용하면 소화기 비치해야"
비 오는 날 명동 노점 거리 모습 어떨까
전선·멀티탭 습기 노출, 방수 비닐 면적 좁아
"화구 사용하면 소화기 비치해야"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지나던 한 시민이 붐비는 노점 거리의 바닥을 내려다보며 일행에게 이같이 말했다. 바닥에는 축축하게 젖은 코일 매트로 덮인 전선이 보였다.

지난 11일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중구 일대서 연등회 행사가 열려 시내버스가 한시적으로 명동 거리와 가장 가까운 롯데 영플라자 정류소에 정차하지 않았다. 교통이 불편한 상황에도 우산과 우비로 무장한 인파가 명동 거리를 활발하게 누비고 있었다. 우비도 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여행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 무리도 있었다.

노점 허가제에 참여한 상인들은 인근의 전기 분전함을 통해 전기를 사용한다. 이에 야외용 긴 전선(릴선)들이 바닥에 널려있었다. 절연 피복이 벗겨지면 바로 누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비 오는 날인데도 콘센트가 땅에 닿을 듯 말듯 위험하게 노출된 모습도 보였다. 릴선은 장시간 사용 시 열로 인한 합선을 막기 위해 풀어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필요한 길이에 맞게 칭칭 감아 사용하는 점포도 많았다.
상인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분식을 판매하는 노점 거리 상인 A 씨는 "여름철에 장마처럼 장대비가 내리면 장사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 정도 비는 지붕에 비닐 덮으면 괜찮다"고 말했다. 반면 점포 옆에 소화기를 둔 상인 B 씨는 "비 오는 날은 소화기가 있어야 안심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명동관광특구 내 안전사고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명동 상권이 인파로 붐비며 '상권 1번지'의 명성을 되찾았다는 진단이 내려지면서다. 7일 한국부동산원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명동 상권 공실률이 1.8%를 기록했다. 이 지역 공실률은 2022년 초 42.1%에서 지난해 말 19.7%로 감소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5년 최저 공실률까지 기록하며 급감했다.

중구청에 따르면 현재 명동에서 허가받고 노점을 운영하는 점포의 수는 360여개다. 2016년 명동 상권 노점 실명 허가제를 시행하던 당시 처음 신청 점포의 수는 366개였다. 규모에 있어서 8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명동 노점 거리 안전 대책과 관련, 중구청 관계자는 "4월 29, 30일에 걸쳐 거리 가게 운영자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진행했다"며 "점포마다 소화기를 비치할 것을 꾸준히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시로 안전 관련 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소방차 진입로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