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제조업 강국' 유지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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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성장, 수출 경쟁력 필수 조건
독보적 기술력 갖출 여건 조성해야
서승직 인하대 명예교수·HIMEC 부회장
독보적 기술력 갖출 여건 조성해야
서승직 인하대 명예교수·HIMEC 부회장
대한민국은 세계 일등 상품을 수출하는 제조업 강국이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을 건설하고, 가장 큰 배를 건조하며, 가장 얇은 TV를 제조하고, 안전도 세계 제일의 원자력발전소를 갖췄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제품은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자동차, 방위산업의 초정밀 무기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이처럼 경제발전의 성과가 크지만 소득 불평등 문제만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 있다. 짧은 기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이로운 발전이 ‘빛’이라면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일종의 ‘그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덜하지 않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산업부터 살펴보자. 완성차 제조 강국이란 화려한 외형 속에서도 놓치지 말고 살펴볼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 완성차를 생산하는 데는 3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수많은 부품 중소기업이 완성차 업체와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수많은 중소기업의 공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원청과 하청 간 임금 격차도 작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기차 등장으로 자동차의 부품이 7000여 개로 줄어들면 허약한 중소기업의 기반은 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 보수는 각각 563만원과 266만원으로 약 2.1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두 개 노동시장이 고착할 수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을 청년들이 기피 기업으로 경시하는 현상도 확산했다. 이것이 중소기업 구인난의 근본 원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 육성책으로 2023년 ‘올해의 강소기업’ 2만7790개에 이어 2024년 초에는 ‘청년친화강소기업’ 533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세무조사 면제, 신용보증 우대 등의 혜택을 받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중소기업 육성책은 소득 격차 해소와 청년이 선호할 근무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한다. 강소기업은 강한 기술력을 보유해야 살 수 있다. 대기업의 상생 파트너로 당당한 수평적 협업을 하기 위해서다. 2013년 건립돼 운영 중인 네이버의 인터넷 데이터센터 ‘각(閣)’은 국내 강소기업이 설계한 친환경에너지 절약 건물이다. 세계 최초로 국제 친환경인증 최고등급(LEED플래티넘)을 받았다. 임금 격차나 근무 환경 같은 경영 여건이 개선되면 중소기업의 첨단기술 개발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다.
세계는 움츠렸던 정체기를 벗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이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제조업의 프런티어 개척을 선도하려면 산업 전반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비교우위보다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더 강점을 발휘한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 인재 육성, 불평등한 제도 혁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오늘의 제조업 강국과 일등 상품은 영원할 수 없다. 소비자와 시장은 안주하는 기업을 외면하고 새로운 최고를 원한다. 제조업의 기반인 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제조업 강국 유지가 어렵다. 앞으로는 수직적 갑과 을이 아니라 수평적 상생 파트너로 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술력은 서로의 강점을 공유할수록 역량이 극대화된다. 21세기에 제조업 선도 국가가 되려면 중소기업도 살고 대기업도 사는 혁신적 상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처럼 경제발전의 성과가 크지만 소득 불평등 문제만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 있다. 짧은 기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이로운 발전이 ‘빛’이라면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일종의 ‘그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덜하지 않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산업부터 살펴보자. 완성차 제조 강국이란 화려한 외형 속에서도 놓치지 말고 살펴볼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 완성차를 생산하는 데는 3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수많은 부품 중소기업이 완성차 업체와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수많은 중소기업의 공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원청과 하청 간 임금 격차도 작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기차 등장으로 자동차의 부품이 7000여 개로 줄어들면 허약한 중소기업의 기반은 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 보수는 각각 563만원과 266만원으로 약 2.1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두 개 노동시장이 고착할 수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을 청년들이 기피 기업으로 경시하는 현상도 확산했다. 이것이 중소기업 구인난의 근본 원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 육성책으로 2023년 ‘올해의 강소기업’ 2만7790개에 이어 2024년 초에는 ‘청년친화강소기업’ 533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세무조사 면제, 신용보증 우대 등의 혜택을 받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중소기업 육성책은 소득 격차 해소와 청년이 선호할 근무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선 중소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한다. 강소기업은 강한 기술력을 보유해야 살 수 있다. 대기업의 상생 파트너로 당당한 수평적 협업을 하기 위해서다. 2013년 건립돼 운영 중인 네이버의 인터넷 데이터센터 ‘각(閣)’은 국내 강소기업이 설계한 친환경에너지 절약 건물이다. 세계 최초로 국제 친환경인증 최고등급(LEED플래티넘)을 받았다. 임금 격차나 근무 환경 같은 경영 여건이 개선되면 중소기업의 첨단기술 개발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다.
세계는 움츠렸던 정체기를 벗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이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제조업의 프런티어 개척을 선도하려면 산업 전반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비교우위보다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더 강점을 발휘한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 인재 육성, 불평등한 제도 혁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오늘의 제조업 강국과 일등 상품은 영원할 수 없다. 소비자와 시장은 안주하는 기업을 외면하고 새로운 최고를 원한다. 제조업의 기반인 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제조업 강국 유지가 어렵다. 앞으로는 수직적 갑과 을이 아니라 수평적 상생 파트너로 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술력은 서로의 강점을 공유할수록 역량이 극대화된다. 21세기에 제조업 선도 국가가 되려면 중소기업도 살고 대기업도 사는 혁신적 상생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