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쓰고 있는 5세대(5G) 통신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20Gbps(초당 기가비트)다. 그러나 체감 속도는 0.2~1Gbps에 불과하다. 통신이 두절되거나 끊기는 곳도 많다. 5G 이후 6G, 7G 등 차세대 통신(NEXT G)에선 지구 어디서나 끊기지 않는 통신 서비스가 역사상 처음 시작될 전망이다. 저궤도 군집 위성과 초대용량 다중입출력 안테나(E-MIMO) 등 첨단 신기술을 통해서다.
위성간 초연결 통신 '넥스트 G'…자율주행·메타버스의 마지막 퍼즐
13일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통신 주파수 대역은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외진 공간에 도달하기 어렵다”며 “빈틈없는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기지국이 지상을 넘어 우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NEXT G의 첫 단계인 6G 주파수 표준을 논의 중이다. 상용화는 2030년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애널리틱에 따르면 글로벌 6G 시장 규모는 도입 첫해인 2030년 74억7000만달러(약 10조원)에서 2035년 1595억4000만달러(약 218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G의 중심(앵커) 주파수는 7~15㎓ 사이 ‘어퍼-미드 밴드’와 이를 보완하는 100~300㎓(일명 서브테라헤르츠) 대역이 동시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5G가 3.5㎓와 밀리미터파인 28㎓를 동시에 써야만 완전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현재 통신3사가 전국적으로 상용화한 5G는 3.5㎓뿐이다.

6G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1Tbps(초당 테라비트)다. 1Tbps는 단순 계산으로 20GB(기가바이트) 용량 초고화질 영화를 0.16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네트워크 지연 속도는 0.1㎳(1000분의 1초)로 이론상 5G의 10분의 1 수준이다. 완전 자율주행, 증강현실(AR) 등 진화 단계의 기술도 NEXT G로 완성될 전망이다. 이를 이용하면 자동차는 스스로 주행하는 것을 넘어 다른 자동차와 정보를 주고받고 도로 시설, 주변 건물과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외부 환경과 돌발 변수에 정교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속도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도 확장된다. Next G는 해상과 공중을 포함한 초공간 입체통신을 목표로 한다. 6G 전파의 도달 범위는 지상 10㎞까지다. 기존 5G의 도달 범위(120m)보다 80배 이상 넓다. 7G, 8G 등 세대가 높아질수록 전파 도달 범위는 확장된다.

초연결도 중요한 키워드다. 이론적으로 6G 통신을 통하면 5000억 개에 달하는 기기가 사람과 연결된다. 격오지 등 지구 어디서나 끊기지 않는 초연결 통신을 위해선 위성 간 통신(ISL) 기술이 필요하다. 저궤도 군집위성이 서로 인공지능(AI)으로 협업해 지상 기지국의 커버리지 음영 지역을 바로바로 없애는 기술이다. 중국 화웨이는 세계 100억 개 로봇을 차세대 통신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AI 두뇌를 장착한 휴머노이드와 인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NEXT G와 클라우드로 촘촘히 연결되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기지국 용량을 10배 이상 늘리는 E-MIMO도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개발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통로로 꼽히는 가상현실(VR)·AR 헤드셋도 NEXT G가 있어야 제 기능을 한다.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초고해상도 16K(1만5360×2160) 화면을 끊김 없이 감상하려면 1Gbps 전후 체감 속도가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직접 펴낸 6G 백서에서 “5G 통신망으로는 끊김 없는 스트리밍이 어렵다”며 “초실감 확장현실, 모바일 홀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6G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의명/이해성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