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검사장(서울중앙지검장)이 오더라도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수사할 것”이라며 “저는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난 13일 단행된 법무부의 검사장 인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총장은 '법무부가 총장과 인사에 대해 충분히 사전 조율을 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말한 뒤 7초 가량 침묵하며 고뇌에 찬 표정을 지었다.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오는 9월까지 임기동안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인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임, 직분, 소명을 다할 뿐"이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 답했다.

전날 법무부는 고검장·검사장급 검사 39명에 대한 신규 인사를 발표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장과 1∼4차장이 모두 교체됐다. 대검찰청 참모진도 양석조 반부패부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뀌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지 11일 만에 이뤄진 인사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김 여사 조사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이 총장을 패싱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총장이 무시 당하면서 계속 버티고 있을 분은 아니다"라며 "이번 인사는 총장에게 사표를 쓰라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