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사진=대한항공
항공사 이미지를 좌우하는 요소의 하나로 객실 승무원 유니폼이 꼽힌다. 각국 항공사들 가운데 디자인이 예쁘고 특색 있는 승무원 유니폼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거나 항공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어 유명 디자이너에게 유니폼 디자인을 맡기는 경우가 상당수다. 항공사들이 승무원 유니폼에 '진심'인 이유다.

항공사들 유니폼은 고유한 색상 및 디자인으로 승부하는데 기업 브랜드를 전달하는 동시에 세련된 이미지와 실용성까지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를 누비는 항공사의 특성상 승무원 유니폼은 그 나라의 인상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항공사들이 유니폼에 자국의 문화와 전통뿐 아니라 글로벌 패션 트렌드까지 반영하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유니폼이 무려 11번이 바꼈다. 2005년 3월부터 현재까지 승무원들이 착용 중인 유니폼은 이탈리아 3대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지안프랑코 페레에게 의뢰해 탄생했다.

스커트뿐 아니라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바지 정장을 도입했으며 청자색과 베이지색을 기본 색상으로 해 우아하면서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비녀를 연상시키는 헤어 액세서리와 비상하는 느낌의 스카프 등도 특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유니폼은 유니폼 분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 세계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입고 싶은 유니폼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출범 이후 디자인, 소재 정도만 살짝 바꼈을 뿐 동일한 유니폼을 현재까지 이용하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아시아나 웜 그레이(회색톤)&브라운 색을 기본 색상으로 색동무늬 스프라이프(사선) 문양 살린 디자인을 적용했다.

소재는 울과 울니트 등의 편안한 소재로 기능, 소프트함을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 유니폼이 가장 아름다운 항공사 선정된 바 있다.
티웨이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승무원들의 모습./사진=티웨이항공
진에어 객실 승무원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은 2019년 6월 신규 적용됐다. 팔을 뻗는 동작이 많고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기내 업무 환경을 고려해 셔츠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이주영 디자이너가 유니폼 디자인에 참여해 한국 전통 공예 예술인 '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진에어 하면 떠오르는 청바지 유니폼과 함께 스커트를 추가해 객실 승무원들의 유니폼 선택권을 확대했다.

티웨이항공 승무원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은 2013년 12월에 제작된 것으로 화려하고 선명한 티웨이항공 기업 아이덴티티(CI) 색상이 담겨 있다. 여러 유니폼 가짓수 가운데 더운 여름철에는 원피스만 단독으로 착용하거나 스카프 착용 여부 등 개인이 선택해 다양한 조합으로 자유롭게 착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스타항공 유니폼은 2008년 운항 시작 시기에 맞춰 선보인 것으로 남색 베이스에 붉은 색 포인트로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특히 영화 '좋아해줘'에서 승무원을 연기한 배우 최지우가 착용했던 유니폼으로 유명하다.

한복 저고리와 치마를 본따 한국의 미를 강조했다. 재킷의 소매 부분이 통이 넓은 스타일로 한복의 우아함을 표현했고 치마에 달린 리본의 매듭법이 저고리 고름 묶음방법과 동일하다. 치마 뒷쪽으로 트임이 있는 타사의 유니폼과 달리 치마 옆쪽으로 트임이 있어 활동량이 많은 기내에서의 편리함을 제고했다.

제주항공 승무원 유니폼은 여러번 변화를 거쳤다. 2006년 티셔츠 형태의 유니폼이었다가 2007년 현재와 동일한 베이지색 정장 형태로 바꼈다. 2017년 1월 넥타이와 스카프 등 악세서리를 대대적으로 변경했고 지난해 5월에는 하이웨스트 바지와 치마를 추가했다.

당초 제주항공 유니폼은 꽃스카프를 하는 것이 정석이나 업무 활동성을 고려해 스카프 종류를 다양화했다. 여성 승무원들은 치마와 바지 중 유니폼을 자유롭게 선택해 입을 수 있고 승무원들의 니즈를 파악해 전체적인 유니폼 디자인은 유지하되 재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진에어 승무원들, 에어서울 승무원들./사진=진에어, 에어서울
(사진 왼쪽부터) 진에어 승무원들, 에어서울 승무원들./사진=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유니폼은 디자이너 지춘희 미스지컬렉션 대표가 제작했다. 안전하고 신속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동성과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면서도 세련미를 잃지 않았다. 에어부산의 CI 색상이며 푸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딥블루 컬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친근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에어부산 유니폼은 실용성과 활동성을 강조한 스타일로 샤프한 피크 라펠의 원버튼 싱글수트에 바지, 스커트 2가지 타입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백꽃을 형상화한 스카프로 발랄함과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에어서울 유니폼은 준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욱준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으로 기내 한정된 공간에서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정모나 스카프 등을 생략하고 탈부착이 가능한 블랙&민트 옷깃을 적용했다. 니트에는 민트색 포인트를 적용해 젊고 발랄한 느낌을 주면서도 단정한 검정 자켓으로 정중한 승무원의 이미지도 놓치지 않았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니트 착용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친근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가 많다"며 "기내 서비스를 수행할 때도 타 항공사에 비해 편안하다는 반응이 승무원들로부터 많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젠더리스'를 콘셉트로 남자와 여자 승무원 유니폼 디자인에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신발도 운동화를 채택해 승무원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잘 디자인된 유니폼은 승객들에게 프로페셔널리즘과 안전성을 강조하며 항공사의 평판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항공사들은 유니폼 선택과 디자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