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문가들이 파헤친 이집트에서 중국까지의 고대문명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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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원·김아리·심재훈 외 지음 / 진인진
382쪽 | 3만원
382쪽 | 3만원
적지 않은 일반인들이 역사라는 단어를 들을 때 고대 문명을 떠올린다. 학계에선 이미 낡은 용어가 된 ‘4대 문명’이라는 표현을 통해 과거를 바라보는 이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실제로 접할 수 있는 소위 4대 문명에 대한 정보는 피상적이다. 한국에서 근대 역사학이 이식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세계사의 첫 시작은 한국 학계에선 ‘공백 지대’다.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은 고대 이집트와 근동, 고대 인도와 중국 전문가들이 쓴 해당 지역 연구사 서적이다. ‘세계 고대문명 연구를 향한 전초기지’를 자처하면서 2020년 설립된 단국대 고대문명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모은 출판물이다.
현대인에겐 암호와도 같은 이집트 성각문자와 수메르의 쐐기문자, 고대 중국의 갑골문자와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金文)으로 쓰인 1차 사료를 해독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비전문가의 중역(重譯)을 거쳐 접하던 그저 그런 정보와는 질적으로 다른 고대 문명의 참모습을 접할 수 있다.
다만 책은 해당 지역 역사에 대한 개설이나 문화사를 기대했던 독자에겐 다소 낯선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은 철저하게 이집트와 근동, 이스라엘·팔레스틴, 인도, 중국의 고대문명 ‘연구사’를 정리하는 데 집중한다. 일종의 사학사 논문집이라고 보면 된다.
17세기 이후 유럽에서 학문적으로 고대 문명사를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의 연구 동향과 그 배경을 살피는 글들은 자못 흥미롭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고대문명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피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연구 주체가 현실의 문제와 시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매번 다시 쓰이고, 다시 읽히는 게 바로 역사의 특질이 아닐까….
김동욱 오피니언부장
현대인에겐 암호와도 같은 이집트 성각문자와 수메르의 쐐기문자, 고대 중국의 갑골문자와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金文)으로 쓰인 1차 사료를 해독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비전문가의 중역(重譯)을 거쳐 접하던 그저 그런 정보와는 질적으로 다른 고대 문명의 참모습을 접할 수 있다.
다만 책은 해당 지역 역사에 대한 개설이나 문화사를 기대했던 독자에겐 다소 낯선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은 철저하게 이집트와 근동, 이스라엘·팔레스틴, 인도, 중국의 고대문명 ‘연구사’를 정리하는 데 집중한다. 일종의 사학사 논문집이라고 보면 된다.
17세기 이후 유럽에서 학문적으로 고대 문명사를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의 연구 동향과 그 배경을 살피는 글들은 자못 흥미롭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고대문명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피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연구 주체가 현실의 문제와 시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매번 다시 쓰이고, 다시 읽히는 게 바로 역사의 특질이 아닐까….
김동욱 오피니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