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슈퍼사이클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인 지분율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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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 56.01%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수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매수세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3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외인 보유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8조2020억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전체 투입 자금 20조3240억원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 현대차 매수 금액(3조10억원)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외국인들이 총 16조7349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이날 삼성전자의 외인 지분율은 56.01%을 기록했다. 연초(54%)와 비교하면 2.01%포인트, 1년 전(2023년 5월15일)과 비교하면 약 4%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 외인 비중은 2020년 12월17일(56.03%)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말께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4년 4월 60.13%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외국인들이 1조4290억원어치 매수해 순매수 3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1년 전 49%대 수준이었으나 이날 54.44%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지분율 54.92%로 외국인 비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일본 노무라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시황 보고서를 내면서 "AI 붐으로 HBM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며 하반기 슈퍼 사이클이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도체 업황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돈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올 2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15~20%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4조38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8조9000억원, 19조1400억원에 달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업계에선 내년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에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부터 공급하려던 HBM3E 12단 제품을 올 3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고 12만원, SK하이닉스는 26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현 주가 대비 각각 53.25%, 40.31%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예상치 대비 2분기 및 하반기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 전망치가 상향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낸드 내 고용량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서버향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고용량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유일하게 공급중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