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왕국' 만든 日 세븐일레븐…개업 50년 1호점 가보니 [김일규의 재팬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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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일본 세븐일레븐 1호 도요스점 개점
오니기리, 은행 ATM 제공하며 점포 2만개 확장
인구 감소 등에 점포 줄기 시작, 무인점 대응
오니기리, 은행 ATM 제공하며 점포 2만개 확장
인구 감소 등에 점포 줄기 시작, 무인점 대응
‘편의점 왕국’ 일본을 만든 세븐일레븐 재팬이 15일 일본 1호점 개업 50주년을 맞았다. 50년 전 당시로서는 비상식적으로 여겨졌던 150㎡(약 45평)의 작은 가게가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 유통산업 지형까지 바꿔버렸다.
세븐일레븐 일본 내 점포는 현재 전국 2만여 개로 확대됐다. ‘24시간 영업’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에 더해 주먹밥(오니기리)의 상품화, ATM 설치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혁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 편의점은 어떻게 변신할까.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나가마쓰 후미히코 세븐일레븐 사장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세븐일레븐 1호점인 도요스점을 찾았다. 50년간 이 점포를 운영 중인 야마모토 겐지 씨가 그를 맞았다. 나가마쓰 사장은 “이 땅에서 세븐일레븐이 시작돼 일본 소매업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상의 가치에 대응하는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씨는 술집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별세하자 가게를 이어받았다. 어느 날 참석한 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편의점이라는 소매업태를 알게 됐다. 세븐일레븐은 원래 미국에서 시작된 편의점 브랜드다. 이후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이토요카도가 미국 세븐일레븐 운영사 사우스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사업에 나섰다. 야마모토 씨는 맨 먼저 손을 들어 당시 공업 지대였던 도요스의 술집을 편의점으로 전환했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빵 음료 컵라면 책 등을 구입하는 젊은 세대가 줄을 섰다. 특히 ‘24시간 영업’으로 인기를 더했다. 야마모토 씨가 보유한 점포는 지난해까지 여덟 개로 늘어났다. 그는 자신의 편의점 운영 비결을 정리한 책 ‘세븐일레븐 1호점, 번성하는 장사’를 2017년 출간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1978년 출시한 일본의 주먹밥, 오니기리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니기리는 집에서 만드는 것이 상식이었다. 세븐일레븐은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오니기리를 목표로 하면서도 바삭바삭한 김을 이용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연 20억개 이상 판매하고 있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급성장했고 1991년에는 경영난에 처한 미국 사우스랜드를 아예 사들였다. 세븐일레븐이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훼미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등 경쟁 편의점 브랜드도 확산하면서 역시 점포를 늘려갔다.
세븐일레븐은 2001년 은행 ATM까지 설치했다. 은행이 오후 3시에 문을 닫아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했다. 당시 편의점에 은행 기기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편의점에 들르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일본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2만1551개다. 첫 영업을 시작한 1974년(15점)의 1436배로 성장했다. 경쟁사 훼미리마트(1만6273개), 로손(1만4612개)을 앞서고 있다. 첫해 7억엔이었던 전체 매출은 지난해 5조엔을 넘어섰다.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약 69만엔으로 일본 내 압도적 1위다.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 상권이 좁아지는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 이온의 소형 슈퍼 ‘마이 바스켓토’가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라 절약 문화가 확대되면서 ‘정가 판매’의 편의점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등 7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본 내 점포 수는 5만5620개로 1년 전보다 119개(0.2%) 줄었다. 2022년 6월 이후 2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수요가 늘고 있는 냉동식품과 저가 PB상품 등을 늘리고 있다. 배달 서비스 구역도 늘린다. 나가마쓰 사장은 “각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사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역에 뿌리를 둔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최근 일손 부족 등에 대응해 무인화 점포 등 새로운 시스템도 모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봄부터 매장에 점원을 두지 않는 소형 무인 편의점의 출점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세븐일레븐의 다음 50년이 시작됐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세븐일레븐 일본 내 점포는 현재 전국 2만여 개로 확대됐다. ‘24시간 영업’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에 더해 주먹밥(오니기리)의 상품화, ATM 설치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혁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 편의점은 어떻게 변신할까.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나가마쓰 후미히코 세븐일레븐 사장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세븐일레븐 1호점인 도요스점을 찾았다. 50년간 이 점포를 운영 중인 야마모토 겐지 씨가 그를 맞았다. 나가마쓰 사장은 “이 땅에서 세븐일레븐이 시작돼 일본 소매업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상의 가치에 대응하는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씨는 술집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별세하자 가게를 이어받았다. 어느 날 참석한 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편의점이라는 소매업태를 알게 됐다. 세븐일레븐은 원래 미국에서 시작된 편의점 브랜드다. 이후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이토요카도가 미국 세븐일레븐 운영사 사우스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사업에 나섰다. 야마모토 씨는 맨 먼저 손을 들어 당시 공업 지대였던 도요스의 술집을 편의점으로 전환했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빵 음료 컵라면 책 등을 구입하는 젊은 세대가 줄을 섰다. 특히 ‘24시간 영업’으로 인기를 더했다. 야마모토 씨가 보유한 점포는 지난해까지 여덟 개로 늘어났다. 그는 자신의 편의점 운영 비결을 정리한 책 ‘세븐일레븐 1호점, 번성하는 장사’를 2017년 출간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1978년 출시한 일본의 주먹밥, 오니기리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니기리는 집에서 만드는 것이 상식이었다. 세븐일레븐은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오니기리를 목표로 하면서도 바삭바삭한 김을 이용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연 20억개 이상 판매하고 있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급성장했고 1991년에는 경영난에 처한 미국 사우스랜드를 아예 사들였다. 세븐일레븐이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훼미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등 경쟁 편의점 브랜드도 확산하면서 역시 점포를 늘려갔다.
세븐일레븐은 2001년 은행 ATM까지 설치했다. 은행이 오후 3시에 문을 닫아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했다. 당시 편의점에 은행 기기를 설치하는 것에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편의점에 들르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일본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2만1551개다. 첫 영업을 시작한 1974년(15점)의 1436배로 성장했다. 경쟁사 훼미리마트(1만6273개), 로손(1만4612개)을 앞서고 있다. 첫해 7억엔이었던 전체 매출은 지난해 5조엔을 넘어섰다.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약 69만엔으로 일본 내 압도적 1위다.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 상권이 좁아지는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 이온의 소형 슈퍼 ‘마이 바스켓토’가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라 절약 문화가 확대되면서 ‘정가 판매’의 편의점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등 7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본 내 점포 수는 5만5620개로 1년 전보다 119개(0.2%) 줄었다. 2022년 6월 이후 2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수요가 늘고 있는 냉동식품과 저가 PB상품 등을 늘리고 있다. 배달 서비스 구역도 늘린다. 나가마쓰 사장은 “각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사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역에 뿌리를 둔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최근 일손 부족 등에 대응해 무인화 점포 등 새로운 시스템도 모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봄부터 매장에 점원을 두지 않는 소형 무인 편의점의 출점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세븐일레븐의 다음 50년이 시작됐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