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30조원 체코 원전 수주 총력전
“체코 프로젝트만 수주하면 한국 원자력발전 산업은 앞으로 10년은 걱정 없을 것이다.” 국내 원전 생태계의 최대 관심사는 총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맞대결로 압축된 이번 수주전은 7월 말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누르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해외 대규모 원전 사업을 따내는 기록을 쓴다.

15일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에서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열었다고 밝혔다. 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직접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얀 피셔 전 체코 총리, 페트르 트레쉬냑 산업부 차관, 토마스 에흘레르 산업부 부실장 등 체코 정부와 기업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두산그룹은 체코에 두산스코다파워와 두산밥캣이 진출해 있다. 한수원이 EDF를 이기면 두산그룹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1차 계통 주기기를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맡을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 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할 것임을 현장에서 강조했다”고 전했다.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 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체코 원전 수주전은 프랑스 EDF와 한수원의 2파전이다.

박 회장은 14일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스코다파워는 1869년 설립돼 2009년 두산 계열사로 편입됐다.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은 수출 1호 UAE 바라카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