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 뉴욕 20분대 주파…'로켓 비행기'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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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골드러시 시대
(5) '우주 모빌리티' 시대
100년 전 고안한 '로켓 비행기'
당시 "말 안돼" 2030년 현실로
'스타십'을 '여객기'로 활용하면
지구촌 어디든 1시간 안에 이동
(5) '우주 모빌리티' 시대
100년 전 고안한 '로켓 비행기'
당시 "말 안돼" 2030년 현실로
'스타십'을 '여객기'로 활용하면
지구촌 어디든 1시간 안에 이동
오스트리아 공학자 오이겐 젱거 독일 베를린공대 교수(1905~1964). 그는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나 관성 비행한 뒤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해 지구 반대편에 도달하는 ‘로켓 비행기’ 개념을 1930년대 고안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비슷한 개념을 여객기에 적용한 것이다. 정교한 수식을 동원해 시대를 앞서간 논문을 써냈지만 당대 학계에서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배척당했다.
2003년 5월 발사돼 2010년 6월 지구로 귀환한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1호. 이 탐사선이 착륙한 소행성 이름은 ‘이토카와’다. 일본 로켓의 창시자인 이토카와 히데오 도쿄대 교수(1912~1999)의 이름을 땄다. 히데오 교수는 젱거의 논문에 깊은 인상을 받아 우주 엔지니어의 길을 택하고 로켓 개발을 시작했다.
스타십은 1단 슈퍼헤비 로켓에 올려진다. 발사 타워에서 수직 상승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음속보다 20배 이상 빠른 초속 7~8㎞로 비행한다. 그다음 목적지 상공에서 역추진 부스터를 가동해 진행 방향을 180도 바꾼다. 이후 공기 저항 등을 이용해 지상에 사뿐히 착륙한다. 33개 랩터 엔진을 장착한 슈퍼헤비 로켓은 지난 3월 중순 스타십 3차 비행에서 처음으로 재사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생중계한 이 장면을 보고 전 세계에서 경탄과 찬사를 쏟아냈다.
스타십의 랩터 엔진은 최대 15도까지 추력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애초 여객 및 화물 수송을 감안해 개발했기 때문이다. 스타십은 100t 이상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승객 한 명의 평균 몸무게를 75㎏으로 가정하고 좌석 등 시설 중량을 고려하면 최소 100여 명에서 수백 명까지 수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사 비용은 회당 200만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스타십을 여객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지구상 어떤 곳도 30분~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파괴적 혁신이다. 머스크는 스타십 여객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비행시간까지 거론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 29분,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51분, 뉴욕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39분 등이다. 세계 어디에서든 ‘당일 출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스타십이 여객용 항공기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십~수백 번 반복 발사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스타십을 병력 및 군수품 이송 용도로 쓰는 방안을 수년에 걸쳐 연구한 뒤 타당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음속 항공기로 과거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콩코드가 있었으나 너무 큰 소음과 비싼 요금 때문에 2003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X-59는 시속 1500㎞까지 속도를 낸다. 동체 앞부분을 가늘고 길게 설계해 소닉붐을 거의 없앴다. 소닉붐은 항공기가 음속을 넘어설 때 생기는 충격파를 말한다. X-59는 상공 17㎞에서 최고 속도로 날아도 소음이 75데시벨(㏈) 수준이다. 자동차 문을 닫는 소리(104㏈), 박수 소리(97㏈) 등보다 조용하다. 이 비행기 조종석에는 앞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이 없다. 파일럿은 외부 비전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디스플레이를 보며 기체를 조종한다.
X-59의 길이는 약 30m이지만 폭은 8.8m에 불과하다. 소닉붐을 최소화하다 보니 이 같은 디자인이 됐다. 승객 4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NASA는 비행 허가인 감항 인증을 받기 위해 미 전역 여러 상공을 비행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연방항공청(FAA)에 연내 제출할 계획이다. 패멀라 멀로이 NASA 부국장은 “X-59는 인류가 여행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2003년 5월 발사돼 2010년 6월 지구로 귀환한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1호. 이 탐사선이 착륙한 소행성 이름은 ‘이토카와’다. 일본 로켓의 창시자인 이토카와 히데오 도쿄대 교수(1912~1999)의 이름을 땄다. 히데오 교수는 젱거의 논문에 깊은 인상을 받아 우주 엔지니어의 길을 택하고 로켓 개발을 시작했다.
○로켓 여객기 가능성 확인
두 과학자의 숙원은 100년이 지난 2030년대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에 인류 거주지를 마련하겠다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을 통해서다.스타십은 1단 슈퍼헤비 로켓에 올려진다. 발사 타워에서 수직 상승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음속보다 20배 이상 빠른 초속 7~8㎞로 비행한다. 그다음 목적지 상공에서 역추진 부스터를 가동해 진행 방향을 180도 바꾼다. 이후 공기 저항 등을 이용해 지상에 사뿐히 착륙한다. 33개 랩터 엔진을 장착한 슈퍼헤비 로켓은 지난 3월 중순 스타십 3차 비행에서 처음으로 재사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생중계한 이 장면을 보고 전 세계에서 경탄과 찬사를 쏟아냈다.
스타십의 랩터 엔진은 최대 15도까지 추력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애초 여객 및 화물 수송을 감안해 개발했기 때문이다. 스타십은 100t 이상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승객 한 명의 평균 몸무게를 75㎏으로 가정하고 좌석 등 시설 중량을 고려하면 최소 100여 명에서 수백 명까지 수송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발사 비용은 회당 200만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스타십을 여객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지구상 어떤 곳도 30분~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파괴적 혁신이다. 머스크는 스타십 여객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비행시간까지 거론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 29분,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51분, 뉴욕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39분 등이다. 세계 어디에서든 ‘당일 출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스타십이 여객용 항공기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십~수백 번 반복 발사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스타십을 병력 및 군수품 이송 용도로 쓰는 방안을 수년에 걸쳐 연구한 뒤 타당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그레이드 콩코드 등장
서울에서 지구 반대편인 미국 동부까지 이동하려면 시속 1000㎞ 항공기로 14시간가량 걸린다. 이 시간을 절반인 7시간으로 단축할 초음속 항공기는 상용화가 임박했다. NASA와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조용한 초음속 항공기’ X-59가 올해 초도 비행이 예정돼 있다.초음속 항공기로 과거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콩코드가 있었으나 너무 큰 소음과 비싼 요금 때문에 2003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X-59는 시속 1500㎞까지 속도를 낸다. 동체 앞부분을 가늘고 길게 설계해 소닉붐을 거의 없앴다. 소닉붐은 항공기가 음속을 넘어설 때 생기는 충격파를 말한다. X-59는 상공 17㎞에서 최고 속도로 날아도 소음이 75데시벨(㏈) 수준이다. 자동차 문을 닫는 소리(104㏈), 박수 소리(97㏈) 등보다 조용하다. 이 비행기 조종석에는 앞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이 없다. 파일럿은 외부 비전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디스플레이를 보며 기체를 조종한다.
X-59의 길이는 약 30m이지만 폭은 8.8m에 불과하다. 소닉붐을 최소화하다 보니 이 같은 디자인이 됐다. 승객 4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NASA는 비행 허가인 감항 인증을 받기 위해 미 전역 여러 상공을 비행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연방항공청(FAA)에 연내 제출할 계획이다. 패멀라 멀로이 NASA 부국장은 “X-59는 인류가 여행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