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최근 급반등하면서 국내 증시가 받을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예전보다 양국 증시가 함께 움직이는 커플링(동조화) 현상은 줄었지만, 여전히 미국과 함께 양대 수출국으로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철강, 화학소재 등을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았다.

○中 오를 때 코스피 상승 확률 70%

"中 증시 호황 땐 韓 화장품·철강주가 뜬다"
홍콩H지수는 지난 14일 0.30% 하락한 6741.41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한 달간 14.66% 급등했다.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도 4.18% 상승해 미국 S&P500지수(1.91%), 한국 코스피지수(1.81%), 일본 닛케이225지수(-2.95%) 등을 앞질렀다.

중국 증시 강세는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과 내수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신(新)국9조’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소비 진작을 위해 전기차 구입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구환신(새 상품 교체)’ 정책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놨다.

중국 증시에 부는 훈풍이 국내 증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2000년 이후 비슷한 국면에서 국내 증시와 업종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증시가 세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55개월간 코스피지수는 월간 38회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중국 증시가 오르면 그중 69%는 코스피지수도 함께 올랐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화장품·철강·기계가 79.1%의 확률로 상승했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가 69.1%로 뒤를 이었다. 조선·화학 등 경기민감업종도 65.5%로 높았다.

○중국 타이어 가동률 10년 내 최고

화장품주는 이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14% 오른 16만9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 새 25.19% 뛰었다. 지난달 29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72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560억원보다 30% 많았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화장품 수요 회복으로 중국 내 아모레퍼시픽의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 법인의 적자 감소세는 2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와 현지 판매사의 재고 확보가 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는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올렸다. 양대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도 최근 한 달간 22.28% 뛰었다. 지난달 이후 14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렸다.

하나증권은 중국의 타이어 공장 가동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관련 산업을 하는 금호석유, KCC,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유니드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철강·구리 등 원자재 관련주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윤철 연구원은 “제조업 비중이 큰 중국의 반등은 곧 경기 민감 자산인 원자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