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수 사상 최고…랠리 8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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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수요일> 정말 오랜만에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소비자물가(CPI)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4월 근원 CPI는 0.3% 오르는 데 그쳐 3월(0.4%)보다 낮아졌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전달보다 적은 상승률입니다. 물가만 좋았던 게 아닙니다. 함께 발표된 4월 소매판매는 3월과 같은 수준(0%)으로 유지됐습니다. 소비가 정체된다면 디스인플레이션은 가속할 수 있습니다. 모두 미 중앙은행(Fed)이 원하는 것이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Fed가 오는 9월부터, 올해 두 번 이상 금리를 내릴 것이란 베팅이 퍼졌습니다. 시장 금리는 급락했고, 뉴욕 증시에선 축포가 터졌습니다. S&P500 지수는 사상 최초로 5300을 단숨에 돌파했습니다.
CPI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상승했습니다. 3월(0.4%, 3.5%)뿐 아니라 추정치(0.4%, 3.4%)보다도 나았습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6% 올랐습니다. 3월(0.4%, 3.8%)보다 확연히 둔화했고 월가 예상(0.3%, 3.6%)과 같았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29%로 실제로는 예상(0.30%)보다 괜찮았죠. 또 전년 대비 3.6%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세입니다.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동안 2.8% 상승한 탓에 에너지 가격은 1.1%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식품 가격은 한 달 동안 보합세(0%)를 보였습니다.
근원 물가를 구성하는 요인 중 상품 가격은 4월 0.1% 하락했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신차(-0.4%)와 중고차(-1.4%)가 내린 덕분입니다. 차량을 뺀 근원 상품은 0.5% 올랐습니다. 그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끌어온 상품 부문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근원 서비스 물가는 4월 0.4% 상승해 지난 1~3월(0.7%, 0.5%, 0.5%)보다 확연히 감속했습니다. 주거비는 0.4%로 전월과 같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38%로 3월 0.42%보다 둔화했죠. 주거비 중 임대료는 0.35%(3월 0.42%) 올랐고, 주택 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은 0.42%(3월 0.44%) 상승했습니다. 의료비와 교통비, 자동차 보험료와 정비료 등도 둔화했습니다. 노동부는 "휘발유와 주거비 상승이 전월 대비 상승분의 70% 이상을 기여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Fed의 주목하는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슈퍼 코어)는 3월 0.7%→4월 0.4%로 둔화했습니다. 근원 CPI의 지난 3개월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4.1%로 3월 4.5%보다 낮아졌습니다. 다만 6개월 치를 환산하면 4.1%로 작년 7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월가에서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오랜만에 예상보다 낮은 희망적인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왔으니까요. 데이터 공개 직후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연 4.41% 선에 머물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35%로 뚝 떨어졌고 이후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에선 9월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란 베팅도 높아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의 9월 인하 베팅은 전날 65%에서 76% 수준까지 뛰었습니다. 통화정책 움직임을 잘 반영하는 달러도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A step in the right direc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CPI가 1분기 내내 경보를 울리다가 처음 올바른 방향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상품 물가가 0.1% 떨어졌는데, 차량 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 서비스 물가는 끈적끈적하지만 1분기보다는 덜하다. 주거비에서도 약간의 둔화가 나타났는데, 시간이 흐르면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데이터는 그동안 엉망이었던 보고서들에 비해 긍정적이지만 한 달 치 데이터만으로는 Fed가 더 큰 확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Fed가 올해 12월 첫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4월 CPI : 이제 시작'(April CPI: It's a Start)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4월 CPI 보고서는 Fed에게 환영받는 소식일 것이다. Fed가 인플레이션이 소음을 넘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금리를 내리려면 하나의 확실한 보고서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번의 양호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9월 회의에서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계속 기대하지만, 노동시장의 현저한 약화가 없는 한 추가 인플레이션 장애물(bumps)로 인해 그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4월 CPI는 예측대로 대체로 둔화하고, 세부 요인에서도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7월 Fed의 금리 인하를 위해 필요했던 기저 인플레이션의 즉각적 큰 하락을 보여주진 못했다. 상품 디플레이션은 계속되었고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가 환영할 만한 둔화세를 보였으나, 주택 관련 OER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OER이 언제, 얼마나 하락할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노동시장의 큰 붕괴가 없다면 현재로서는 7월 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오늘의 CPI 감속은 Fed가 곧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추가한다. 우리는 특히 2024년 하반기에 더 많은 인플레이션의 감속을 예상하며 올해 9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가 4월 CPI를 반기면서도 대부분 기존 금리 전망을 유지한 것은 4월 CPI와 어제 나온 생산자물가(PPI)를 기반으로 'Fed의 물가 벤치마크'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추정하면 4월 0.25% 안팎 상승했을 것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0.25%, 씨티와 UBS는 0.24%,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23%로 예상합니다. (내일 4월 수입 가격이 나오면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달에 0.25%가 오른다면 연간으로는 3%를 넘는데, 이 정도로는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사실 제롬 파월 의장은 어제 "우리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알려면 1개 분기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석 달 정도의 안심할만한 물가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Fed 위원들은 그렇게 발언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4월 CPI가 전망을 바꾸지는 않는다.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여전히 높고 끈적끈적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불확실성은 통화정책이 경제에 얼마나 많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금리를 한동안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반복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도 "좋은 데이터 하나가 좋지 않은 데이터 세 개를 상쇄할 수는 없다. Fed 위원들이 1분기 인플레이션에 따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극복하는 데 몇 개 데이터가 더 필요할 수 있다"라면서도 "중립적 편향으로 전환될 위험은 줄인다(즉 인상 가능성의 문을 열 위험은 줄인다)"라고 밝혔습니다.
CPI와 같은 시간에 발표된 4월 소매판매 데이터도 시장 분위기를 북돋웠습니다. 4월 소매판매는 7052억 달러로 3월과 같은 수준(0%)을 나타냈습니다. 전월 대비 0.4% 증가를 예상한 월가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또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기존 0.7%가 0.6%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특히 GDP 계산에 반영되는 통제그룹(control group)의 소매판매는 한 달 동안 0.3%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월에는 1.0% 증가했었죠. △비점포 소매업체(-1.2%) △스포츠용품(-0.9%) △자동차 및 부품(-0.8%) △건강 및 개인 관리(-0.6%)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났습니다. 주유소 매출은 3.1% 늘어나 휘발유 가격 상승 영향을 보여줬고, 의류와 전자제품 매출도 각각 1.6%, 1.5% 늘었습니다. 소매판매 중 유일한 서비스업 카테고리인 레스토랑과 바에서의 지출은 0.2% 증가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우려의 눈으로 봤습니다. BMO는 "오랫동안 예상되었던 소비자 지출 둔화가 진행 중일 수도 있다. 끊임없는 금리 상승, 완고하게 높은 인플레이션, 잉여저축의 고갈, 기록적으로 높은 부채 부담, 고용 성장 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은 지출을 단속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뜨거웠던 소비가 가라앉는 건 Fed가 원하는 경기 둔화, 물가 둔화를 부를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는다면요. 찰스 슈왑의 콜린 마틴 파생상품 이사는 “4월 소매판매는 전반적으로 기대치를 밑돌았고 지난달 수치는 더 낮게 수정되었다. 이는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세부 내용을 따져보면 그리 나쁜 데이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웰스파고는 "4월 소매판매가 정체된 것은 소비 지출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둔화하는 걸 보여주기보다는 일회성 요인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게 비점포 소매업체, 즉 온라인 판매인데요. 아마존은 3월 마지막 주에 봄 세일 이벤트를 실시했고, 그래서 3월에 크게 늘었던 소매판매가 4월에 큰 폭 감소했다는 것이죠. 또 올해 부활절 연휴가 평년보다 빠른 3월에 있었죠. 부활절 쇼핑도 3월에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웰스파고는 레스토랑 소매판매가 0.2% 늘어난 데 대해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계속해서 외식을 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웰스파고는 "팬데믹 시대 저축의 고갈, 신용 증가의 지속불가능성 등 소비자 지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일 이유가 있다. 하지만 부드러운 4월 소매판매 보고서가 그 증거라고는 확신하지 못 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0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따지면 CPI는 21% 상승했지만, 고용보고서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4.8%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계의 순 자산 가치는 33.6% 증가했으며 S&P500 지수는 64.2% 뛰었습니다. 미국 소비가 금세 망가지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데이터 발표가 많았습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5월 주택시장지수(HMI)는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45로, 월가 예상치인 50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이는 올해 첫 하락이며, 지수는 4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HMI의 하락은 단기적으로 주택 착공의 감소를 예고합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의 모기지 신청 건수는 지난주 1.7% 하락해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으면서 많은 주택 구매자에게는 제약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 연방은행의 5월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진 -15.6을 기록했습니다. 컨센서스 예상치인 -10.0을 밑돌았습니다. 6개월 연속으로 위축 영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기업 재고는 3월에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컨센서스와 일치했습니다. 감소는 도매 재고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제조업 및 소매 재고는 전월보다 적게 증가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수요에 맞춰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를 나타내지만 그렇다고 경제가 침체로 향한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GDP 추정치를 기존 3.4%에서 3.0%로 낮췄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2%에서 3.8%로 하향 조정하고요. 이는 미국의 장기 성장 추세(1.8%)를 훨씬 넘는 것입니다. UBS의 브라이언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4월 헤드라인과 근원 CPI는 모두 전월 대비 0.3% 상승해 컨센서스 예측치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4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약세를 보였다. 우리가 보기에 오늘 데이터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지출 모두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경제가 경착륙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데이터가 없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경기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들이 나오면서 금리는 자꾸만 더 떨어졌습니다. 오후 5시께 10년물 수익률은 10.3bp 하락한 4.342%에 거래됐습니다.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2년물은 9.1bp 내린 4.728%를 기록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4~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까지는 상승 폭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금리가 너무 떨어지니까 주식 투자자들이 살짝 긴장했나 봅니다.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자들은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지수는 거침없이 상승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88% 올랐고 S&P500 지수는 1.17%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1.40%나 뛰었고요.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깼습니다. S&P500 지수는 5308.15로 마감해 처음 5300을 넘었고요. 다우지수는 39908을 기록, 40000 도달을 눈앞에 뒀습니다. 엔비디아가 3.58% 오르고 AMD가 4.25% 뛰는 등 반도체가 랠리를 주도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거의 3% 올라 10주 내 최고치로 상승했습니다.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높인 델은 11%나 뛰어서 AI 붐에 동참했습니다. 부동산, 유틸리티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도 1.1% 상승해 7주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7.23% 떨어진 12.45를 기록,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달러는 5주 만에 가장 약한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66% 내린 104.3을 나타냈습니다.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덕분입니다.
빅테크 급등세 속에 테슬라는 2%나 하락했습니다. WSJ은 6월 13일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에 대한 460억 달러의 보상 패키지가 통과하지 못한다면 머스크가 테슬라를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습니다. 델라웨어 법원이 2018년 보상 패키지를 무효로 한 데 따른 것입니다. 보잉은 미 법무부가 737 맥스 관련 형사 고발에 나서면서 2.1% 하락했습니다. 밈주식 열풍은 오늘은 꺾였습니다. 게임스탑은 18%대, AMC엔터테인먼트는 20%대 하락했습니다. 일부에선 레딧의 개미 투자자들이 은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은은 오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어제 숏스퀴즈 사태가 벌어진 구리도 또 다른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금값도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황소들이 돌진하고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8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① 기술적 과잉의 감소(기술적 과매수 됐던 시장은 4월 3주 조정으로 완화됐다)
② Fed의 비둘기파적인 수사
③ 과열됐던 상태에서 골디락스 상태로 이동하는 고용 데이터
④ 1분기 중단되었던 디스인플레이션이 재개된다는 신호(CPI 등)
⑤ 국채수익률 하락
⑥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두려움 감소
⑦ 괜찮은 1분기 실적
⑧ 시장의 AI 열풍을 부채질하는 계속되는 헤드라인 뉴스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데에는 AI 붐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번 주만 해도 중요한 PPI, CPI 발표를 앞두고도 주가가 월요일부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AI 관련 이벤트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섭니다. 월요일에는 오픈AI가 GPT-4o를 공개했고 화요일 구글이 I/O 행사에서 새로운 AI 제품을 대거 선보였지요. 오늘은 장 마감 뒤 시스코가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매출(127억 달러 vs 예상 126억6000만 달러)과 주당순이익(0.88달러 vs 0.82달러) 모두 월가 추정을 넘었고 향후 실적 가이던스도 맞췄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4% 폭등하고 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2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익스플로러 등 AI 기능을 강화한 윈도 11 업데이트 등 새로운 제품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수요일(22일)에는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런 AI 붐에 이제 거시적 순풍(물가 둔화, 노동시장 안정화)이 합쳐진다면 랠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하나 걱정이 있다면 노동시장이 너무 빨리 냉각될지 여부입니다. 너무 빨리 차가워진다면 그 순간이 바로 '나쁜 뉴스가 나쁜 뉴스'로 시장에 작용할 수 있는 때입니다. 아직 그런 조짐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일 아침에 나올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