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도 홍현희도 반했다…'6평 초미니 별장' 뭐길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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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농지법 따라 농막에선 '숙박 금지'
지방 소멸 가속화 한다는 목소리 커지자
농식품부, '농촌 체류형 쉼터' 도입 계획 발표
8월 내 개정안 발의 목표
지방 소멸 가속화 한다는 목소리 커지자
농식품부, '농촌 체류형 쉼터' 도입 계획 발표
8월 내 개정안 발의 목표
최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 개그우먼 홍현희가 시부모님께 농막을 선물한 사연이 등장했다. 시부모님이 가꾸던 농지에 지하수가 터져 물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게 되자, 홍현희가 기존의 컨테이너 농막을 철거한 뒤 주방과 화장실, 널찍한 마룻바닥을 갖춘 새로운 농막을 설치해드린 것이다.
홍현희 가족의 신식 농막은 '초미니 별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복층 구조라 2층에선 두 발 뻗고 편히 쉴 수 있고, 샤워 시설, 싱크대도 완비돼있어 숙소로 활용하기에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방송에선 홍현희 등 패널이 우스갯소리로 "아버님의 독립 축하 파티를 해야 한다"며 농막의 시설에 감탄했다.
앞서 2022년 10월 모델 한혜진도 자신의 유튜브에 개인 농막을 '6평 시골집'이라 부르며 소개했다. 당시 한혜진은 영상에서 "농막은 6평 넘기면 불법이다. 그래서 여기도 정확하게 6평"이라고 말해 농지법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가설 건축물인 농막에서의 숙박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본래 목적인 '농사용 창고'와 '일시 휴식'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20㎡(약 6평) 이하의 면적 제한도 있다. 농막 주변으로 테라스 설치나 시멘트 타설도 금지다. 다만 '경작지와 거주지가 원거리라 영농작업이 지연돼 1박을 해야 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일시적인 숙박을 허용한다.
까다로운 농막 설치 기준으로 농막의 대부분이 불법 건축물이라는 실태 조사 결과도 있다. 2023년 3월 농식품부가 농막이 많이 설치되는 지역 위주로 해당 지자체와 합동 점검한 결과, 총 점검 대상 252개 농막 중 51%에 해당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되었거나 농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농지 면적에 따라 농막 설치 면적 차등 분배, 야간 취침 원천 금지, 전체 농막 면적 25% 이하로 휴식 공간을 개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농지법 개정안 시행규칙이 발표되자, 농막 보유자의 반발로 해당 개정안 시행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도한 면적 제한과 원칙적 숙박 금지 등의 농막 관련 법률 기준이 현 세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은퇴 후 주말농장 등을 꾸리려는 이들에게 주 1~2회 단기 거주용으로 농막이 해법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를 막는 법은 되려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퇴 후 전북 지역에 농지 600평을 매입하고 고구마, 감자, 깻잎, 고추 등을 기르고 있는 60대 진모 씨는 2022년 8월 밭 한 쪽에 3500만원을 들여 농막을 마련했다. 5도2촌(주중엔 도시, 주말엔 농촌) 생활을 꿈에 그리던 진 씨는 농막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여러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원칙상 숙박이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농막을 공들여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농기구 보관과 휴식 시설을 기준 면적 내에 맞추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은퇴한 주변 친구들도 '5도2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세부 계획을 세우다 농막의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농막·세컨하우스 목적으로 모듈러 건축물을 제작하는 홍윤택(33) 건축가(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현행법상 세컨하우스나 별장 목적으로 농막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사용 목적에 맞게 적절한 건축 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듈러 건축물의 설치 비용은 대략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이며 설계 및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농막과 주택과의 법리적 차이에 관해선 "농막은 신고만 하면 되나 주택이 되는 순간 개발행위허가, 건축인허가 등 일반적인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미 자가를 보유한 이라면 1가구 2주택이 되므로 보유세 등 세금도 내야 한다"고 전했다. 농막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측은 '농촌 체류형 쉼터(가칭)'를 도입해 숙박과 관련한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지 내 임시 숙소 설치를 허용해 농촌 생활인구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막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제도"라며 "8월에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는 것이 목표고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므로 시행까지 얼마나 소요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농촌 체류형 쉼터가 가설 건축물로 인정될 지, 주택에 속할지 여부도 아직 미정이다. 농식품부는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단, 숙소인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시설과 관련된 기본적인 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화재와 관련한 법적 안전망이 없던 농막과 달리 농촌 체류형 쉼터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방침이다.
면적 기준이 완화될지에 대한 질문에도 협의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와 관련, 3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농촌 체류형) 쉼터 면적을 농막의 2배인 33㎡(약 10평) 안팎으로 넓히고, 주택의 기능들을 갖출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앞서 2022년 10월 모델 한혜진도 자신의 유튜브에 개인 농막을 '6평 시골집'이라 부르며 소개했다. 당시 한혜진은 영상에서 "농막은 6평 넘기면 불법이다. 그래서 여기도 정확하게 6평"이라고 말해 농지법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가설 건축물인 농막에서의 숙박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본래 목적인 '농사용 창고'와 '일시 휴식'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20㎡(약 6평) 이하의 면적 제한도 있다. 농막 주변으로 테라스 설치나 시멘트 타설도 금지다. 다만 '경작지와 거주지가 원거리라 영농작업이 지연돼 1박을 해야 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일시적인 숙박을 허용한다.
까다로운 농막 설치 기준으로 농막의 대부분이 불법 건축물이라는 실태 조사 결과도 있다. 2023년 3월 농식품부가 농막이 많이 설치되는 지역 위주로 해당 지자체와 합동 점검한 결과, 총 점검 대상 252개 농막 중 51%에 해당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되었거나 농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농지 면적에 따라 농막 설치 면적 차등 분배, 야간 취침 원천 금지, 전체 농막 면적 25% 이하로 휴식 공간을 개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농지법 개정안 시행규칙이 발표되자, 농막 보유자의 반발로 해당 개정안 시행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도한 면적 제한과 원칙적 숙박 금지 등의 농막 관련 법률 기준이 현 세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은퇴 후 주말농장 등을 꾸리려는 이들에게 주 1~2회 단기 거주용으로 농막이 해법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를 막는 법은 되려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퇴 후 전북 지역에 농지 600평을 매입하고 고구마, 감자, 깻잎, 고추 등을 기르고 있는 60대 진모 씨는 2022년 8월 밭 한 쪽에 3500만원을 들여 농막을 마련했다. 5도2촌(주중엔 도시, 주말엔 농촌) 생활을 꿈에 그리던 진 씨는 농막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여러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원칙상 숙박이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농막을 공들여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농기구 보관과 휴식 시설을 기준 면적 내에 맞추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은퇴한 주변 친구들도 '5도2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세부 계획을 세우다 농막의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는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농막·세컨하우스 목적으로 모듈러 건축물을 제작하는 홍윤택(33) 건축가(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현행법상 세컨하우스나 별장 목적으로 농막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사용 목적에 맞게 적절한 건축 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듈러 건축물의 설치 비용은 대략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이며 설계 및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농막과 주택과의 법리적 차이에 관해선 "농막은 신고만 하면 되나 주택이 되는 순간 개발행위허가, 건축인허가 등 일반적인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미 자가를 보유한 이라면 1가구 2주택이 되므로 보유세 등 세금도 내야 한다"고 전했다. 농막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측은 '농촌 체류형 쉼터(가칭)'를 도입해 숙박과 관련한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지 내 임시 숙소 설치를 허용해 농촌 생활인구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막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제도"라며 "8월에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는 것이 목표고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므로 시행까지 얼마나 소요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농촌 체류형 쉼터가 가설 건축물로 인정될 지, 주택에 속할지 여부도 아직 미정이다. 농식품부는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단, 숙소인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시설과 관련된 기본적인 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화재와 관련한 법적 안전망이 없던 농막과 달리 농촌 체류형 쉼터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방침이다.
면적 기준이 완화될지에 대한 질문에도 협의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와 관련, 3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농촌 체류형) 쉼터 면적을 농막의 2배인 33㎡(약 10평) 안팎으로 넓히고, 주택의 기능들을 갖출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