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예측 아니라 대응…단기자산 위주로 운용해 기회 잡으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증권 최연소 마스터PB
PB 600여명 중 '상위 0.03%'
"단기자산 위주 운용하다 기회 잡으라"
PB 600여명 중 '상위 0.03%'
"단기자산 위주 운용하다 기회 잡으라"
“금리나 환율은 예상하는 게 아니라 대응해야 합니다. 수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잃지않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박기범 삼성증권 PB(프라이빗뱅커)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 호흡으로 시장을 봐야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환율을 섣불리 점쳐 투자하지 말고 때마다 대응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얘기다.
박 PB는 지난 3월 선정된 삼성증권 마스터PB 중 하나다. ‘자산관리 명가’로 이름난 삼성증권의 PB 600여명 중 성과 상위 0.03% 안에 들었다. 1987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마스터PB 기록을 썼다. 2013년 입사한 11년차 PB지만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가와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다. 관리자산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박 PB는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 신뢰를 받다보니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다”며 “장기간 차분히 수익을 쌓아가는 게 투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큰 손실을 입은 뒤 무리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쪽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최근 시장은 금리와 환율을 예측하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가 시장에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어 “연초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최대 6회까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최근엔 하반기에 들어서야 금리 인하 단행이 점쳐지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선 단기 통계 수치 일부에 반응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채권투자를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단·장기채에 모두 투자하되 단기채 비중을 보다 높게 설정하는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시중금리에 더해 ‘알파 수익’을 창출하면서, 금리 상황에 따라 주식이나 장기채 등 다른 쪽으로 투자를 옮겨갈 수 있도록 예비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두기 위해서다.
그는 “현 시점에서 단기채는 안전자산이자 유동성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액면가 이하에서 거래되는 저쿠폰 채권은 자본차익에 대해 세금을 적용받지 않아 절세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이 확실치 않은 시기에 단기 자산 위주로 운용을 하면 적기에 기회를 살리기 좋습니다. 코로나19 직후 시장이 급락했던 시기에 보유중인 단기 채권을 전부 매도해 주식형 상품을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낸 고객도 있지요.”
주식 투자도 시장별 배분을 추천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각국 투자자가 몰리는 시장이라 가장 풍부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국내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달러 가격이 올라가는 식으로 손실을 헷지할 수 있어 자산을 지켜주는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보유자라면 일본 주식 분할매수하라는 게 박 PB의 조언이다. “일본은 자동화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는 만큼 자동화섹터나 기계공작섹터의 대형주가 유망하다고 봅니다.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내수 소비재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국내 증시에선 조선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주가 그간의 저가수주 업황을 탈피해 본격적으로 흑자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라며 “올해부터 2027년께까지는 산업 사이클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도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이어 “시대적 흐름에 따라 탄소배출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은 폐기되고, 가격이 높은 친환경 선박 수요가 오를 전망”이라며 “친환경 조선기업은 한동안 수주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관련 소부장 기업도 흐름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PB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모멘텀을 타고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며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개별 주식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권가에선 유가증권시장 종목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속속 늘고 있다"며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박기범 삼성증권 PB(프라이빗뱅커)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 호흡으로 시장을 봐야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환율을 섣불리 점쳐 투자하지 말고 때마다 대응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얘기다.
박 PB는 지난 3월 선정된 삼성증권 마스터PB 중 하나다. ‘자산관리 명가’로 이름난 삼성증권의 PB 600여명 중 성과 상위 0.03% 안에 들었다. 1987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마스터PB 기록을 썼다. 2013년 입사한 11년차 PB지만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가와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다. 관리자산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박 PB는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 신뢰를 받다보니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하는 일이 많았다”며 “장기간 차분히 수익을 쌓아가는 게 투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큰 손실을 입은 뒤 무리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쪽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최근 시장은 금리와 환율을 예측하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가 시장에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어 “연초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최대 6회까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최근엔 하반기에 들어서야 금리 인하 단행이 점쳐지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선 단기 통계 수치 일부에 반응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채권투자를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단·장기채에 모두 투자하되 단기채 비중을 보다 높게 설정하는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시중금리에 더해 ‘알파 수익’을 창출하면서, 금리 상황에 따라 주식이나 장기채 등 다른 쪽으로 투자를 옮겨갈 수 있도록 예비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두기 위해서다.
그는 “현 시점에서 단기채는 안전자산이자 유동성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액면가 이하에서 거래되는 저쿠폰 채권은 자본차익에 대해 세금을 적용받지 않아 절세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이 확실치 않은 시기에 단기 자산 위주로 운용을 하면 적기에 기회를 살리기 좋습니다. 코로나19 직후 시장이 급락했던 시기에 보유중인 단기 채권을 전부 매도해 주식형 상품을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낸 고객도 있지요.”
주식 투자도 시장별 배분을 추천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각국 투자자가 몰리는 시장이라 가장 풍부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국내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달러 가격이 올라가는 식으로 손실을 헷지할 수 있어 자산을 지켜주는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보유자라면 일본 주식 분할매수하라는 게 박 PB의 조언이다. “일본은 자동화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는 만큼 자동화섹터나 기계공작섹터의 대형주가 유망하다고 봅니다.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내수 소비재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국내 증시에선 조선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주가 그간의 저가수주 업황을 탈피해 본격적으로 흑자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라며 “올해부터 2027년께까지는 산업 사이클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도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이어 “시대적 흐름에 따라 탄소배출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은 폐기되고, 가격이 높은 친환경 선박 수요가 오를 전망”이라며 “친환경 조선기업은 한동안 수주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관련 소부장 기업도 흐름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PB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모멘텀을 타고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며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개별 주식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권가에선 유가증권시장 종목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속속 늘고 있다"며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