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HLB가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던 간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주가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승인 소식이 나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개장 전까지 소식이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만 키웠는데요, HLB의 자세한 소식 증권부 최민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그룹주 추이는 어떤가요?

<기자>

네, 미국 FDA가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1차 치료제에 대해 허가 보류를 내자, HLB를 포함해 HLB제약, HLB생명과학 등 그룹주도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하고 있습니다.

개장 직전 진양곤 HLB 그룹 회장은 간암 1차 치료제로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자사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관련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이어 진 회장은 "FDA에서 보내온 문서를 보면, 리보세라닙은 문제가 없으나,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관련해 (항서제약 측) 답변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FDA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실사 과정에서 항서제약이 지적을 받았는데, 지적을 받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더해 "글로벌 의약품목을 17개나 보유한 항서제약의 제조공정에 근본적이며 수정 불가능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빠르게 수정 가능한 부분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다.

리보세라닙은 HLB가 글로벌 판권을 보유 중인 표적항암제로, 암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해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시킵니다. 만약 이번에 승인이 됐다면 국내 기업이 개발한 항암 치료제가 처음으로 FDA 문턱을 넘는 사례라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대감이 높아지며 HLB의 주가는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두 배 넘게 뛰었는데요, 작년 10월 2만 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3월 13만 원 가까이 오르더니 현재는 6만 원대로 내려 앉았습니다. 고점과 비교해 48% 빠진 건데요, 오늘에만 시가총액이 4조 원 가까이 빠지며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던 HLB는 4위로 내려왔습니다.

<앵커>

HLB는 자신감을 보였었는데요, 보완 요구에 승인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네요.

<기자>

네, 기존에는 올해 9월 초 판매 개시를 목표로 했으나 8월 중순으로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밝혀, 승인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는데요,





임상에서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입증한 만큼 허가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던 건데요, HLB가 2022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투여군의 생존기간(OS)은 22.1개월이었는데요. 기존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생존 기간이 긴 표적 항암제 로슈의 병용요법인 19.2개월보다 생존 기간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진 회장은 "신약 출시가 늦어져서 참담한 심정이다. 죄송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이라며 ""FDA가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면서 보완 후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한 만큼 항서제약과 긴밀하게 협의한 뒤 빠르게 승인받도록 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앵커>

HLB의 승인 여부에 따라서 바이오 업종 전체의 투심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반등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에이프릴바이오, 유한양행 등 바이오주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HLB의 승인 불발로 인해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다만, 바이오주 분위기 반전 요인으로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가 꼽히는데요, ASCO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행사로, 제약 기업들의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유한향향의 레이저티닙 마리포사(MARIPOSA) 임상,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의 LCB14, LCB71 ADC 임상 1a/b 등에 대한 성과가 공유되는데요.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당 행사가 제약/바이오 섹터의 투자심리 개선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ASCO 초록 발표에 따라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에 대한 시선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안정적인 실적 기반의 대형주, R&D 모멘텀과 경쟁력이 확실하게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바이오텍'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SCO 2024는 오는 23일 초록 전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최민정기자 choimj@wowtv.co.kr
美 FDA, "HLB 보완 요구"…그룹주 하한가 [백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