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2019년 근접 전망…금리인하 관련 엇갈린 전망 한몫
유럽 채권 발행시장으로 몰리는 美기업…수익률 격차 확대 반영
미국 기업들이 유럽 채권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럽에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함께 무엇보다 유럽의 차입 비용이 낮은 점이 작용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은 올해 유로화 표시 채권 시장에서 약 300억 유로(44조 원)를 차입했다.

한 예로 미국 제약사 머크는 지난 15일 34억 유로(5조 원) 규모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했다.

여기서 조달된 자금으로 기업 인수 및 만기 부채 상환에 쓸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발행 추세가 지속된다면 유로화 표시 채권의 올해 공급량은 약 850억 유로(12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2019년의 880억 유로(130조 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유로화 채권을 발행하려는 미국 기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은 유럽 채권시장에서 25억 유로(3조7천억 원)를 조달해 의료기기 제조업체 쇼크웨이브(Shockwave) 인수에 필요한 131억 달러(17조7천억 원)에 보태기로 했다.

여행사이트 부킹닷컴 모회사인 부킹홀딩스도 수십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로화 채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앞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과 미국 간 차입 비용 격차가 벌어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ECB 인사들은 내달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고 있지만, 연준 인사들이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올 하반기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BofA 데이터에 따르면 7~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회사채 수익률은 미국 회사채보다 거의 2%포인트 낮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그 격차는 평균 1.5%포인트였다.

다양한 통화로 매출을 올리는 미국 대기업들은 자금 조달(펀딩) 출처를 다각화하는 방법으로 때로는 유럽에서 자금을 마련한다.

미국 기업이 이처럼 주로 유럽에서 발행하는 이른바 리버스 양키(Reverse Yankee) 채권은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때 더 매력적이다.

BofA의 신용 전략가인 바너비 마틴은 보고서에서 "통화 정책의 차이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이것이 올해 리버스 양키 채권 공급의 부활에 큰 동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