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다음 당 대표, 독배 들 자리…몸 사리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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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차등화도 22대서 재추진
“협치 되살리려면 양극화 해소 해야
“협치 되살리려면 양극화 해소 해야
"사회가 양극화되니 정치에서도 협치와 조율이 사라졌습니다. 22대 국회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패키지 법안을 발의하려는 이유입니다."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서울 마포갑·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극단으로 가는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의 양극화를 줄여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인회계사·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있는 조 당선인은 22대 국회의 '경제통'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총선 패배 원인 분석을 위한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이 두 쪽 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조 당선인은 "소득, 자산 수준이 점점 벌어지고 있어 소위 '중간 지대'를 위해 정치하는 사람은 재선되기가 어려워졌다"며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이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소득 △교육 세대 △성별 △휴식 등 5가지 분야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조 당선인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손 들고 나가기에는 (당 내에) 훌륭한 선배들이 많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당이 어려운 건 사실이어서, 그 누구도 몸을 사릴 수는 없다"며 "다음 당 대표는 명예와 영광이 아니라 '독배'를 마시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당선인과의 1문 1답.
▶총선백서 특위를 맡고 있는데, 선거 전후로 느낀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뼈저리게 아픈 선거다. 저보다 훌륭한 낙선자가 많아서 '승리한 패배자'가 된 느낌이다. 선거를 치러보니 지역구(마포)의 분위기가 아침 저녁이 달랐다. 한 번 바람이 불면 강력했고, 중앙의 분위기에 지역 후보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낙선자 분들을 만나면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총선 백서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 조만간 백서 관련 지도부 면담을 한 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선 패인과 이를 제도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대한 민국이 두쪽으로 나뉜 거 같다. 물가가 너무 오르면서 국밥 한 그릇 먹기 어려워진 사람도 있고,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도 있다. 간극이 벌어지다 보니 정치도 양극화 돼 간다. 타협과 조율, 협치 이런 말들이 정치권에서 공허해진 지 오래다. '중간'을 위해 정치하는 사람은 재선도 어려워졌다. 어느 한쪽에 기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사회의 양극화를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22대 국회에서 발의하고 싶은 1호 법안은
"과거 '주 4일 근무제'를 화두로 던진 적이 있는데, 휴식조차 양극화되고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양극화가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소관 부처와 상임위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패키지 형태의 특별법이 돼야 한다. 소득과 교육, 세대, 성별, 휴식 등 5가지의 양극화 해소 방안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구상 중이다."
▶소득 격차는 어떤 식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보나
"소득이 낮은 사람의 경쟁력을 직접 키워주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이 만든 부가 가치 보다 더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건 지속되기 힘들다. 좌파는 현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는데 지원의 의존성과 중독성만 높이는 일이다. 자본과 기술 투자를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민주당은 25만원 민생 지원금을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 당도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13조원 규모의 추경을 그대로 받고 어려운 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핀셋 지원' 방안을 만들고 국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때 받은 대출 금리가 5~6%에 달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 대출의 원금·이자 상환을 부담을 줄여주는 것과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모두 나눠주는 안 중 어느게 나은지 직접 비교하도록 하자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퍼진 포퓰리즘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
▶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21대 국회 때 추진했던 외국인 가사도우미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 대해서는 최저 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 여야 이견이 없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 뿐만 아니라 전국 지역별, 직군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고민할 때가 됐다. 미국도 주별로 최저 임금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직종별로 노동 강도가 모두 다르고 지역 물가가 다른데, 최저임금은 모두 같으니 정작 인력이 필요한 업종에선 사람도 못 구한다. 최저임금을 차등화 논의가 꼭 필요한 이유다."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원 초기에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의 우선 순위를 정해두면 좋겠다. 양극화, 남북 문제, 성장 동력 확보 등 시대적 화두 세네 가지는 합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국회 의장 중심으로 특위를 만들어 여야 합의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세비를 받으면서 일하는데 여야가 할 일은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협의가 필요하다."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현 시점의 생각은
"손을 들고 나가기엔, 당 내에 훌륭한 선배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당이 어려운건 사실이다. 그 누구도 몸을 사릴 수는 없다. 다음 당 대표는 명예와 영광이 아닌 독배를 마시는 사람일 거다. 앞으로 선거를 생각하면 임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나간다면 자의는 아닐 것이다."
글=정소람/사진=강은구 기자 ram@hankyung.com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서울 마포갑·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극단으로 가는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의 양극화를 줄여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인회계사·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있는 조 당선인은 22대 국회의 '경제통'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총선 패배 원인 분석을 위한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이 두 쪽 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조 당선인은 "소득, 자산 수준이 점점 벌어지고 있어 소위 '중간 지대'를 위해 정치하는 사람은 재선되기가 어려워졌다"며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이 간극을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소득 △교육 세대 △성별 △휴식 등 5가지 분야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조 당선인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손 들고 나가기에는 (당 내에) 훌륭한 선배들이 많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당이 어려운 건 사실이어서, 그 누구도 몸을 사릴 수는 없다"며 "다음 당 대표는 명예와 영광이 아니라 '독배'를 마시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당선인과의 1문 1답.
▶총선백서 특위를 맡고 있는데, 선거 전후로 느낀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뼈저리게 아픈 선거다. 저보다 훌륭한 낙선자가 많아서 '승리한 패배자'가 된 느낌이다. 선거를 치러보니 지역구(마포)의 분위기가 아침 저녁이 달랐다. 한 번 바람이 불면 강력했고, 중앙의 분위기에 지역 후보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낙선자 분들을 만나면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총선 백서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 조만간 백서 관련 지도부 면담을 한 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선 패인과 이를 제도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대한 민국이 두쪽으로 나뉜 거 같다. 물가가 너무 오르면서 국밥 한 그릇 먹기 어려워진 사람도 있고,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도 있다. 간극이 벌어지다 보니 정치도 양극화 돼 간다. 타협과 조율, 협치 이런 말들이 정치권에서 공허해진 지 오래다. '중간'을 위해 정치하는 사람은 재선도 어려워졌다. 어느 한쪽에 기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사회의 양극화를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22대 국회에서 발의하고 싶은 1호 법안은
"과거 '주 4일 근무제'를 화두로 던진 적이 있는데, 휴식조차 양극화되고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양극화가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소관 부처와 상임위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패키지 형태의 특별법이 돼야 한다. 소득과 교육, 세대, 성별, 휴식 등 5가지의 양극화 해소 방안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구상 중이다."
▶소득 격차는 어떤 식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보나
"소득이 낮은 사람의 경쟁력을 직접 키워주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이 만든 부가 가치 보다 더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건 지속되기 힘들다. 좌파는 현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는데 지원의 의존성과 중독성만 높이는 일이다. 자본과 기술 투자를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민주당은 25만원 민생 지원금을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 당도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13조원 규모의 추경을 그대로 받고 어려운 분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핀셋 지원' 방안을 만들고 국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때 받은 대출 금리가 5~6%에 달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 대출의 원금·이자 상환을 부담을 줄여주는 것과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모두 나눠주는 안 중 어느게 나은지 직접 비교하도록 하자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퍼진 포퓰리즘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
▶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21대 국회 때 추진했던 외국인 가사도우미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 대해서는 최저 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 여야 이견이 없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 뿐만 아니라 전국 지역별, 직군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고민할 때가 됐다. 미국도 주별로 최저 임금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직종별로 노동 강도가 모두 다르고 지역 물가가 다른데, 최저임금은 모두 같으니 정작 인력이 필요한 업종에선 사람도 못 구한다. 최저임금을 차등화 논의가 꼭 필요한 이유다."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원 초기에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의 우선 순위를 정해두면 좋겠다. 양극화, 남북 문제, 성장 동력 확보 등 시대적 화두 세네 가지는 합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국회 의장 중심으로 특위를 만들어 여야 합의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세비를 받으면서 일하는데 여야가 할 일은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협의가 필요하다."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현 시점의 생각은
"손을 들고 나가기엔, 당 내에 훌륭한 선배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당이 어려운건 사실이다. 그 누구도 몸을 사릴 수는 없다. 다음 당 대표는 명예와 영광이 아닌 독배를 마시는 사람일 거다. 앞으로 선거를 생각하면 임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나간다면 자의는 아닐 것이다."
글=정소람/사진=강은구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