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자력발전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전 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다. 저렴한 예산과 짧은 공사 기간 등 한국형 원전의 강점이 부각되며 수주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수주 실패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기관 '원전주 쌍끌이'…체코 수주 기대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원전 수출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원전 주기기 등 주요 설비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일 대비 0.28% 하락한 1만8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 종가 1만4320원과 비교하면 26%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1131억원어치, 기관은 40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쇼핑’에 나섰다.

원전 설계 기업인 한전기술은 같은 기간 주가가 5만4400원에서 6만8700원으로 26.3% 올랐다. 기관이 83억원어치, 외국인이 2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덕이다. 개인은 같은 기간 1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력설비업체 지투파워도 기관이 사들이면서 같은 기간 주가가 20.9% 올랐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원전 관련주 매수에 나선 것은 체코 원전 수주 기대 때문이다. 최대 4기가 발주될 예정인 체코 원전은 프로젝트 규모가 30조원에 달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내 원전 기업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는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7월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원전주 투자 시 수주 실패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DF와 달리 한수원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체코 정부가 원하는 원자로 기술이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자로가 수출 통제 대상인 미국의 원천 기술이라며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원전의 안보적 성격을 고려하면 체코 정부가 같은 유럽연합(EU) 국가인 프랑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팀 코리아의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수주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