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연합뉴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깜짝 직관’한 롯데 자이언츠가 승리를 거뒀다. 신 회장이 “우리는 지금부터 시작”이란 격려 메시지를 남긴 뒤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도 힘을 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롯데지주·물산·마트·백화점과 코리아 세븐 등 그룹사 임직원 1100여명이 단체 관람했다. 신 회장은 그룹사 임직원과 선수단 격려차 이날 구장을 직접 찾았다.

신 회장은 “선수단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게 롯데호텔 식사권을 전달했다. 동봉한 카드에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여러분, 팬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열정적인 응원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꺾이지 않는 투혼과 투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고 썼다.

이후 구단 모자와 점퍼를 착용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신 회장은 6회초 빅터 레이예스가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자 기립 박수를 보내며 기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국 롯데는 두산에 5-1로 이겨 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두 차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뉴스1
올 시즌 두 차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뉴스1
한 주 전인 이달 10일에는 한화 이글스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29일에 이어 올 시즌에만 두 차례 구장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김 회장이 직관한 날엔 모두 한화가 끝내기 승리를 연출했다.

김 회장 또한 이날 한화 계열사 임직원 500여명과 경기를 관람했다. 한화의 끝내기 승리에 홈 관중이 “나는 행복합니다”로 시작하는 응원가를 부르며 기뻐하는 가운데 김 회장 역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신 회장과 김 회장은 수년째 하위권인 팀 성적에도 구단주로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초, 한화는 올 시즌 초 한때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현재 승차 없는 9위와 10위로 처진 상태. 롯데는 2017년, 한화는 2018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롯데지주는 2022년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 190억원을 지원, 지난 시즌 유강남·노진혁·한현희 등 고액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는 자금을 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것도 신 회장의 의중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역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류현진과 총액 170억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2년 연속 채은성·안치홍 같은 총액 70억~90억원대의 외부 FA를 수혈했다. 김 회장은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 당시 “11년을 기다려준 이글스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구장 전 좌석에 장미꽃과 편지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