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재활 기간은 '6개월'…공 던지지 않는 '왼쪽 어깨' 다친 건 불행 중 다행
어깨 수술 앞둔 이정후 "MLB 첫 시즌 한 달 반, 정말 행복했다"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이 너무 일찍 끝났다.

곧 어깨 수술을 받고 약 6개월의 재활을 시작할 이정후는 "MLB에서 보낸 한 달 반은 정말 행복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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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려면 이정후는 수술과 긴 재활을 견뎌야 한다.

미국프로야구 MLB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이정후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고,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며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는다.

2024년에는 그라운드에 서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을 올린 채 MLB 첫 시즌을 마감했다.

구단이 '수술 확정 발표'를 한 날, 이정후는 홈구장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ESPN 등 현지 취재진을 만나 "MLB에서 뛴 한 달 반의 시간이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이번 시즌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고자 뛰어올랐고,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이정후의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structural damage)이 발견됐고, 여러 의료진을 만난 뒤 수술을 받기로 했다.

어깨 수술 앞둔 이정후 "MLB 첫 시즌 한 달 반, 정말 행복했다"
'시즌 아웃'의 비보 속에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는 발견할 수 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6개월 동안 재활할 것이다.

올 시즌에는 뛰기 어렵지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트레이너로 일했던 스탠 콘테도 "이정후가 공을 던지지 않는 쪽의 어깨를 다친 건 정말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왼쪽 타석에 선다.

수비 때는 물론 타격 때도 '오른쪽 어깨'에 더 큰 힘을 쓴다.

이정후와 같은 '우투좌타'인 샌프란시스코 동료 마이클 콘포토는 2017년 왼쪽 어깨 수술, 2022년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17년 9월에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콘포토는 2018년 4월에 빅리그로 돌아왔다.

2022년 4월에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에는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서, 2023시즌 시작과 동시에 빅리그에 복귀했다.

콘포토는 이정후의 수술 소식이 알려지기 전 "공을 던지는 어깨를 수술하고 재활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이정후가 왼쪽 어깨를 다친 건 그나마 좋은 소식이다.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받아 나는 어깨 재활에 성공했다.

지금은 의학적인 기술이 더 좋아졌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콘포토는 이정후에게 직접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정후가 다친 다음 날 이정후에게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곧 괜찮아질 것이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어깨 수술 앞둔 이정후 "MLB 첫 시즌 한 달 반, 정말 행복했다"
이정후도 어깨 수술을 받고 빠르게 그라운드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던 2018년 6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활 시계를 당겨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이정후는 그해 10월 20일 대전에서 치른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수비 때 몸을 던져 공을 잡다가 왼쪽 어깨를 또 다쳤다.

결국 이정후는 2018년 11월에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속도를 내 수술 전 예상했던 6개월보다 빠른 4개월 만에 재활을 마치고 2019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이후 이정후는 어깨 수술 후유증을 겪지 않고 KBO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올해에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빅리거의 꿈도 이뤘다.

MLB 첫 시즌은 너무 짧게 끝났지만, 2025년에 돌아온다고 해도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5시즌을 더 뛸 수 있다.

자이디 사장이 기대하는 '완벽한 회복'을 위해 이정후는 재활을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