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강공원 갔다가 '기겁'…100명 단체 낮잠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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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열린 '잠 퍼자기 대회'
여의도 한강공원에 1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모두가 잠을 자기 위해 한강에 온 것이다.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서울시가 처음 마련한 '2024 한강 잠 퍼자기 대회'가 열렸다.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치솟았지만 잠을 자기 위해 몰린 시민들을 막은 수는 없었다.
대회는 직장 생활이나 공부로 지친 시민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회 규칙은 간단하다.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와 공기를 주입한 '에어 쇼파'에 누워 깊게 자면 된다. 이들의 '꿀잠'을 돕기 위해 비빔밥 밀키트와 재즈 음악, 요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회인 만큼 우승자도 가린다. 잠이 들면 심박수가 평소보다 20~30%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대회 시작 직전 잰 기본 심박수와 잠이 들며 떨어진 심박수 평균을 비교해 편차가 가장 큰 참가자가 이기게 된다. 수학학원에 갔다가 귀가하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는 초등학생부터 새벽까지 공부하는 고등학생, 출·퇴근에 지친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대회장을 찾은 고등학교 1학년 권성운 군은 "매일 피곤하고 교실에만 있어 햇빛을 못 보는데 야외에서 낮잠 자는 대회가 열린다고 해 부랴부랴 신청했다"며 "급하게 나오느라 밥도 못 먹었는데 비빔밥 먹고 바로 잘 예정이다. 아무리 현장에서 방해해도 일어나지 않고 푹 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매일 통근길에 90여분을 쓰는 직장인 차동우 씨는 "토요일 하루 빼고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밖에 안 된다"며 "한국 직장인의 '잠 퍼자는'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대회에 참가한 폴란드 출신 프셰므씨는 "와이프가 평일에는 야근이 잦아 주말에는 아침만 챙겨 먹고 종일 잘 때가 많다"며 "야외 데이트를 자주 못 즐겨 아쉬웠던 차에 이런 대회가 열린다길래 '낮잠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신청했다"며 웃었다.
오후 3시 30분 대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강한 햇살도 이들의 낮잠을 막을 순 없었다. 두꺼운 안대부터 마스크, 모자, 책 등으로 눈을 가리는 사람과 큰 이불을 들고 온 사람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대회가 시작된 지 15분이 지난 오후 3시 45분께부터 대회 요원들이 깃털을 하나씩 들고 다니며 참가자들의 콧잔등이나 뺨, 팔 등을 간지럽혔다. 대부분 짧게 긁적이고 다시 잠들었지만 개중엔 웃음을 참지 못해 탈락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회는 90분 동안 이어졌다. 에어 베드의 바람이 빠져 잔디밭에 몸을 뉘어 낮잠을 청하는 참가자도 목격됐다. 우승은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애착 인형을 안고 대회에 참가한 56번 참가자 20대 대학생 양서희 씨에게 돌아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서울시가 처음 마련한 '2024 한강 잠 퍼자기 대회'가 열렸다.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치솟았지만 잠을 자기 위해 몰린 시민들을 막은 수는 없었다.
대회는 직장 생활이나 공부로 지친 시민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회 규칙은 간단하다.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와 공기를 주입한 '에어 쇼파'에 누워 깊게 자면 된다. 이들의 '꿀잠'을 돕기 위해 비빔밥 밀키트와 재즈 음악, 요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회인 만큼 우승자도 가린다. 잠이 들면 심박수가 평소보다 20~30%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대회 시작 직전 잰 기본 심박수와 잠이 들며 떨어진 심박수 평균을 비교해 편차가 가장 큰 참가자가 이기게 된다. 수학학원에 갔다가 귀가하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는 초등학생부터 새벽까지 공부하는 고등학생, 출·퇴근에 지친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대회장을 찾은 고등학교 1학년 권성운 군은 "매일 피곤하고 교실에만 있어 햇빛을 못 보는데 야외에서 낮잠 자는 대회가 열린다고 해 부랴부랴 신청했다"며 "급하게 나오느라 밥도 못 먹었는데 비빔밥 먹고 바로 잘 예정이다. 아무리 현장에서 방해해도 일어나지 않고 푹 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매일 통근길에 90여분을 쓰는 직장인 차동우 씨는 "토요일 하루 빼고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밖에 안 된다"며 "한국 직장인의 '잠 퍼자는'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대회에 참가한 폴란드 출신 프셰므씨는 "와이프가 평일에는 야근이 잦아 주말에는 아침만 챙겨 먹고 종일 잘 때가 많다"며 "야외 데이트를 자주 못 즐겨 아쉬웠던 차에 이런 대회가 열린다길래 '낮잠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신청했다"며 웃었다.
오후 3시 30분 대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강한 햇살도 이들의 낮잠을 막을 순 없었다. 두꺼운 안대부터 마스크, 모자, 책 등으로 눈을 가리는 사람과 큰 이불을 들고 온 사람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대회가 시작된 지 15분이 지난 오후 3시 45분께부터 대회 요원들이 깃털을 하나씩 들고 다니며 참가자들의 콧잔등이나 뺨, 팔 등을 간지럽혔다. 대부분 짧게 긁적이고 다시 잠들었지만 개중엔 웃음을 참지 못해 탈락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회는 90분 동안 이어졌다. 에어 베드의 바람이 빠져 잔디밭에 몸을 뉘어 낮잠을 청하는 참가자도 목격됐다. 우승은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애착 인형을 안고 대회에 참가한 56번 참가자 20대 대학생 양서희 씨에게 돌아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