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중국 농업기업인 조이비오 지분을 인수 5년 만에 매각한다. SK그룹이 전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최적화하는 이른바 ‘리밸런싱(rebalancing·재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SK, 中 조이비오 지분 매각 나선다…"식품사업 줄줄이 정리할 듯"
19일 업계에 따르면 SK㈜가 보유한 조이비오 지분 13.3%를 매각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가 조이비오 지분 13.3%와 관련해 지분투자 당시 맺은 풋옵션(특정 조건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 행사를 검토 중”이라며 “풋옵션 행사를 위해 조이비오 주주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도 “조이비오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이비오는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모회사 레전드홀딩스가 세운 농수산물 회사다. 중국에서 과일과 주류, 수산물을 비롯한 식품 유통사업과 단체급식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 호주 KB시푸드 등을 인수해 호주를 비롯한 각국의 수산물을 중국으로 들여와 유통하고 있다. 조이비오는 지난해 매출과 순손실로 각각 3조8955억원, 339억원을 기록했다. SK㈜가 보유한 조이비오 지분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말 1960억원으로 추산됐다.

SK㈜는 2019년 조이비오 지분 13.3%가량을 2137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2021년에는 조이비오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대체식품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의 투자 대상은 식물성 대체육, 발효 단백질을 비롯한 대체 단백질을 생산하는 중국 스타트업이다. SK㈜는 당시 이 펀드에 180억원가량을 출자한 바 있다.

조이비오 매각 검토가 SK그룹 리밸런싱 작업과도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조정하고 비핵심 사업을 수술대에 올리고 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500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SK네트웍스 100% 자회사인 SK매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 8일 경동나비엔에 가스 및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을 37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 2.2%(108만5600주) 전량을 2700억원가량에 처분했다. 올 들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어스온은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광구 지분 20%를 3400억원가량에 매각하기도 했다.

SK㈜가 조이비오를 비롯한 대체 식품 사업을 줄줄이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SK㈜는 2017년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한 뒤부터 대체 식품 사업에 대대적 투자를 이어갔다. 2020년 미국의 대체 단백질 기업인 퍼펙트데이에 12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식물성 고기 업체 미트리스팜과 세포배양육 업체인 와일드타입 등의 지분을 줄줄이 매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