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올해 자동차 전자·전기장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에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전장용 MLCC 수요가 증가하자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MLCC 1조 매출"…삼성전기, 전장 사업 속도
삼성전기는 지난 17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전장용 MLCC 트렌드와 삼성전기의 강점 세미나’에서 “미래 성장 시장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보기술(IT)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버·전장 등 성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 건 스마트폰 등 IT 제품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등에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며 전장용 MLCC가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다. 최신 스마트폰엔 MLCC가 1000여 개 들어가지만 전기차엔 최대 2만 개가 들어간다.

전장용 MLCC는 IT용보다 요구되는 수명이 길고 기술적 난도가 높아 개발 기간이 2~3년으로 약 세 배 더 걸린다. 가격도 3~10배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통한다.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도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전장 MLCC 시장은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제품개발 상무는 “인공지능(AI)용 서버, 공장 자동화용 로봇 등 산업용 제품시장도 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