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상풍력 장악땐 韓 안보 위태…軍 잠수함 루트까지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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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놀이터 된 해상풍력
저가공습 부른 '고정가격 입찰'
정부, 해상풍력 업체 선정할때
'저렴한 전기값'이 절대적 영향
기업들 원가 낮추려 中제품 써
부품 장악 이어 中자본도 유입
40% 싼 터빈으로 수주 다 따내
한국 해상풍력 中企 고사 위기
中, 케이블로 '통신 도청' 가능성
저가공습 부른 '고정가격 입찰'
정부, 해상풍력 업체 선정할때
'저렴한 전기값'이 절대적 영향
기업들 원가 낮추려 中제품 써
부품 장악 이어 中자본도 유입
40% 싼 터빈으로 수주 다 따내
한국 해상풍력 中企 고사 위기
中, 케이블로 '통신 도청' 가능성
전남 영광군 계마항에서 약 40㎞ 떨어진 안마도 인근에 들어설 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 낙월해상풍력발전 단지. 2년 후 원자력발전 한 기의 절반 수준인 364㎿의 전기를 생산하게 될 이 단지의 핵심 부품은 죄다 중국산이다. 터빈 64기는 중국 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벤시스가, 해저케이블은 중국 1위 전선업체 헝퉁광전이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들 두 곳의 수주금액만 최소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세금으로 벌이는 국가사업의 과실을 중국 기업이 따먹는 셈”이라고 했다.
문제는 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 중 전기 공급가격에 60점(100점 만점)을 배정해 사실상 ‘최저가 낙찰제’가 됐다는 점이다. 국산 공급망 활용 등과 관련한 점수는 20점뿐이다. 사업자들이 중국 기자재로 눈을 돌린 이유다. 이미 5개 발전단지 중 두 곳이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인 터빈과 해저케이블 공급을 중국에 맡겼다. 터빈 후판 공급사도 중국 철강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산업 보호·육성도 정부가 해야 할 중요 책무인데, 전기 가격에만 신경 쓰느라 중국 기자재 침공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했다.
이제 막 뛰어든 한국과 달리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해상풍력발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에 각종 보조금이 더해지니 한국 업체들이 가격으론 당해낼 수가 없다. 업계에선 중국산 해저케이블과 터빈 후판은 국산보다 약 15%, 터빈 부품은 최대 40% 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소 풍력 기자재 업체 메탈링크의 조준형 부사장은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도 못했는데 중국 기업들이 마구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면 국내 해상풍력발전 생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기자재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이 국내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돈을 태운다는 소식도 들린다.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이사)은 “해상풍력과 관련해 조(兆) 단위 중국 자본이 우회적인 형태로 국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의도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 도청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저 케이블에는 전력뿐만 아니라 통신망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영삼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이런 가능성을 감안해 해상풍력 사업을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중국 기자재에 눈감은 정부
국내 해상풍력발전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고정가격 입찰제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디벨로퍼로 불리는 사업자가 해상풍력발전 사업 계획과 전기 공급가를 제출하면,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이 심사를 거쳐 20년 동안 발전사에 ‘고정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걸 보장해주는 제도다. 작년 12월 낙월해상풍력 등 다섯 곳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문제는 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 중 전기 공급가격에 60점(100점 만점)을 배정해 사실상 ‘최저가 낙찰제’가 됐다는 점이다. 국산 공급망 활용 등과 관련한 점수는 20점뿐이다. 사업자들이 중국 기자재로 눈을 돌린 이유다. 이미 5개 발전단지 중 두 곳이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인 터빈과 해저케이블 공급을 중국에 맡겼다. 터빈 후판 공급사도 중국 철강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산업 보호·육성도 정부가 해야 할 중요 책무인데, 전기 가격에만 신경 쓰느라 중국 기자재 침공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했다.
한국 시장 눈독 들이는 中 자본
해상풍력발전은 전 세계에 불고 있는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요구에 맞추기 위해 정부가 가장 공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3조~4조원이 들어가는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발전용량은 500㎿ 안팎으로, 원전 한 기(1GW)의 절반에 달한다. 정부가 ‘2030년 14.2GW 달성’을 공언한 만큼 향후 5~6년간 투자액이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이제 막 뛰어든 한국과 달리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해상풍력발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에 각종 보조금이 더해지니 한국 업체들이 가격으론 당해낼 수가 없다. 업계에선 중국산 해저케이블과 터빈 후판은 국산보다 약 15%, 터빈 부품은 최대 40% 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소 풍력 기자재 업체 메탈링크의 조준형 부사장은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도 못했는데 중국 기업들이 마구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면 국내 해상풍력발전 생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기자재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이 국내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돈을 태운다는 소식도 들린다.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장(이사)은 “해상풍력과 관련해 조(兆) 단위 중국 자본이 우회적인 형태로 국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의도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정보 중국에 넘겨주는 꼴”
중국 기업의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 진출이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저케이블을 바다 밑에 포설하려면 해저 지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고 예방을 위해 해저케이블 업체에는 한국 해군의 훈련 지역과 잠수함 훈련 일정, 이동 동선 정보 등도 준다.통신 도청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저 케이블에는 전력뿐만 아니라 통신망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영삼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이런 가능성을 감안해 해상풍력 사업을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