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GBC 투시도.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GBC 투시도. 사진=현대차그룹
서울시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설계 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조성하는 GBC를 기존 105층에서 55층으로 변경하는 조감도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GBC 설계 변경안이 건물 높이·디자인 등 건축계획 위주의 변경이라며 서울시의 조속한 인허가 절차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설계가 변경된 만큼 추가 협상이 필요하며, 공공기여를 조정하지 않고는 인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6년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는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줬던 만큼,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지 않는다면 이를 반납해야 한다는 취지다.

애초 현대차그룹은 105층짜리 초고층 건물 1개 동과 35층짜리 숙박·업무 시설 1개 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건물 3개 동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초고층 건물을 55층 2개 동으로 나눠 짓는 설계 변경을 추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고층을 전제로 공공 기여율 4.33%를 인센티브로 줬다"며 "설계를 바꿀 경우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점을 지난 2일 현대차그룹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GBC 설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을 고수한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105층 전망대와 공연장 등의 공공기여를 통해 서울에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었지만, 이날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새 조감도에는 이러한 내용이 모두 빠졌다. 현대차그룹은 55층 높이 건물 2개 동 상층부에 전망대와 고급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GBC 설계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BC는 2019년 11월 서울시 건축 허가를 받아 2020년 5월 착공했다. 당초 착공에서 완공까지 4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초기 공정인 터 파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