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해외직구 홍수 막아야" vs 유승민 "무식"…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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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부 해외 직구 금지에 찬성
"큰 문제처럼 지적하는 여당 중진" 저격
저격당한 유승민 "정부 향할 배짱 없나"
"큰 문제처럼 지적하는 여당 중진" 저격
저격당한 유승민 "정부 향할 배짱 없나"
보수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논란을 놓고 20일 정면충돌했다. 오 시장이 KC(국가인증통합마크) 미인증 제품에 대한 직구 금지 계획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부를 비판했던 유 전 의원을 저격했고, 유 전 의원이 이에 날카롭게 반응하면서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불편이냐 생존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해외 직구와 관련해선 시민 안전 위해성과 국내기업 고사 우려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들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후자가 편-불편의 문제라면 전자는 생존의 문제"라고 썼다.
이어 "국내기업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숙제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밀어닥친 홍수는 먼저 막아야 할 것 아니겠나. 우선은 모래주머니라도 급하게 쌓는 게 오히려 상책"이라며 "유해 물질 범벅 어린이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고 덧붙였다.
"시민 안전과 기업 보호에 있어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오 시장의 이 글은 정부의 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직구 금지 계획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그러면서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사소한 일도 빈틈없이 살핌) 해야 할 때, 마치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글을 마쳤다.
오 시장은 저격한 '여당 중진'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지난 17일 정부의 KC 미인증 제품의 직구 금지 계획을 신랄하게 비판한 유 전 의원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곧 유 전 의원도 오 시장의 글에 반응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오 시장은 해외 직구 금지를 비판한 여당 중진을 콕 집어 비판했다. 제가 17일 오전 맨 처음 비판했으니, 오 시장은 저를 비판한 모양"이라며 "그런 생각이라면 사흘 만에 (계획을)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 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냐"고 썼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오 시장의 뜬금없는 뒷북에 한마디 한다. 오 시장의 입장은 정부의 해외 직구 금지에 찬성한다는 것이다. 즉, 사흘 만에 정부가 철회한 것은 잘못됐고, 소비자들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안전과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해외직구를 금지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유해 제품의 직구나 수입에 찬성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제품의 유해성을 검사해서 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정부가 평소에 마땅히 철저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부가 80개 제품의 해외 직구를 금지한 조치는 80개 전체의 유해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KC 인증만을 기준으로 포괄적으로 직구를 금지하니까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고 국민들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안전 규제는 필요하지만,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고 비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KC 인증을 받지 않은 해외 제품의 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가, 소비자들의 혼란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철회했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브리핑에서 "이유 여부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불만이 커졌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맹비난이 쏟아졌었다.
이어 대통령실도 이날 재차 브리핑을 열고 사과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KC(국가인증통합마크) 인증을 받아야만 해외 직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침이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애쓰시는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 설명 강화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성 실장은 브리핑에서 전했다.
홍민성/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오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불편이냐 생존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해외 직구와 관련해선 시민 안전 위해성과 국내기업 고사 우려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들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후자가 편-불편의 문제라면 전자는 생존의 문제"라고 썼다.
이어 "국내기업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숙제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밀어닥친 홍수는 먼저 막아야 할 것 아니겠나. 우선은 모래주머니라도 급하게 쌓는 게 오히려 상책"이라며 "유해 물질 범벅 어린이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고 덧붙였다.
"시민 안전과 기업 보호에 있어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오 시장의 이 글은 정부의 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직구 금지 계획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그러면서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사소한 일도 빈틈없이 살핌) 해야 할 때, 마치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글을 마쳤다.
오 시장은 저격한 '여당 중진'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지난 17일 정부의 KC 미인증 제품의 직구 금지 계획을 신랄하게 비판한 유 전 의원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곧 유 전 의원도 오 시장의 글에 반응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오 시장은 해외 직구 금지를 비판한 여당 중진을 콕 집어 비판했다. 제가 17일 오전 맨 처음 비판했으니, 오 시장은 저를 비판한 모양"이라며 "그런 생각이라면 사흘 만에 (계획을)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 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냐"고 썼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오 시장의 뜬금없는 뒷북에 한마디 한다. 오 시장의 입장은 정부의 해외 직구 금지에 찬성한다는 것이다. 즉, 사흘 만에 정부가 철회한 것은 잘못됐고, 소비자들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안전과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해외직구를 금지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유해 제품의 직구나 수입에 찬성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제품의 유해성을 검사해서 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정부가 평소에 마땅히 철저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부가 80개 제품의 해외 직구를 금지한 조치는 80개 전체의 유해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KC 인증만을 기준으로 포괄적으로 직구를 금지하니까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고 국민들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안전 규제는 필요하지만,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고 비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KC 인증을 받지 않은 해외 제품의 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가, 소비자들의 혼란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철회했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브리핑에서 "이유 여부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불만이 커졌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맹비난이 쏟아졌었다.
이어 대통령실도 이날 재차 브리핑을 열고 사과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KC(국가인증통합마크) 인증을 받아야만 해외 직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침이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애쓰시는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 설명 강화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성 실장은 브리핑에서 전했다.
홍민성/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