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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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GC(파71) 18번홀(파5). 잰더 쇼플리(31·미국·사진)가 그린 바로 앞 페어웨이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핀 1.8m 옆에 붙었다.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침착하게 퍼팅한 공이 홀을 한 바퀴 돌더니 안쪽으로 쏙 들어가자, 쇼플리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하게 웃었다. ‘역전패 전문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꿈에 그리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쇼플리는 이날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06회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 263타를 적어 내며 통산 8승을 기록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플리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 27번 출전해 절반에 가까운 12번이나 톱10에 들었지만, 우승 트로피에는 닿지 않았다. 최근에는 일반 대회에서도 아쉽게 우승을 놓치거나 역전패를 당하는 일이 많았다. “우승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를 꼭 잡고 싶었다”는 쇼플리는 이날 지긋지긋한 역전패의 기억을 지웠다. 이번 대회 라운드 내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메이저 첫 승을 장식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쇼플리는 “18번홀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감정이 북받쳤다”고 했다.

쇼플리는 이번 대회에서 각종 신기록을 쏟아내며 ‘기록의 사나이’가 됐다. 쇼플리는 대회 첫날부터 역대 메이저 대회 한 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1라운드 9언더파 62타·사상 네 번째)을 세웠다. 쇼플리는 이번에 역대 메이저 대회 사상 최다 언더파, 최소타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