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식 아이디언스 대표(왼쪽)와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사장.
이원식 아이디언스 대표(왼쪽)와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사장.
동아에스티가 전통 제약사와의 지분 투자 및 협업을 늘리며 항암제 후보물질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일동제약그룹 자회사 아이디언스에 약 250억원을 투자하며 표적항암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일동제약그룹 지주사 일동홀딩스에 이어 아이디언스의 2대 주주가 됐다. 또 아이디언스가 보유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 병용투여 권리를 획득했다. 2019년 설립된 아이디언스는 베나다파립 외에도 다수의 항암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김민영 동아에스티 사장은 “항암제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혁신적인 항암제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부터 국내 전통 제약사들과 신약 개발을 위한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GC녹십자와 면역질환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찾는 게 목표다. 지난해 9월에는 HK이노엔과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일반적인 협업은 자본을 가진 대형 제약사가 바이오기업 혹은 그들의 기술력을 사들이는 형태로 이뤄진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인 전통 제약사 사이에서는 기술 공유 등 온전한 협업이 어려웠다. 동아에스티 사례같이 전통 제약사 간 협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산 신약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동아에스티가 협업을 주도해 가능했다는 시장 분석이 나온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5년간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정, 항균제 시벡스트로정·시벡스트로주,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정 등 4개 신약을 개발했다.

동아에스티는 전통 제약사 간 협력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사장은 “정형화된 공동 연구 형태에서 벗어나 전통 제약사 간 공동 연구로 각 회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자본력과 R&D 역량을 두루 갖춘 전통 제약사 간 공동 연구는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제약사별로 특화된 분야가 다른 만큼 서로의 장점을 결합하고 풍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