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새 총통 라이칭더 '양안관계 현상유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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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임기 시작…前 총통 기조 계승
친미·강경 독립주의자이지만
'中 자극 않겠다' 의중 드러낸 듯
라이칭더 "대만은 AI 혁명 중심
반도체·보안·통신 등 키울 것"
中, 대만에 무기 판 보잉 제재
친미·강경 독립주의자이지만
'中 자극 않겠다' 의중 드러낸 듯
라이칭더 "대만은 AI 혁명 중심
반도체·보안·통신 등 키울 것"
中, 대만에 무기 판 보잉 제재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현상 유지’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다만 30분가량 이어진 취임 연설에서 31번이나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중국과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중국은 이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을 제재하며 라이 총통 취임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샤오메이친 부총통과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제16대 총통으로서 4년간 임기를 시작했다. 민주진보당 소속인 그는 지난 1월 3파전으로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만의 반중 정서를 자극하면서 인기몰이해 차이잉원 전 총통에 이어 민진당 3연임을 성공시켰다.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 평화, 번영은 대만의 국가 로드맵”이라며 “우리가 세계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고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의 미래는 세계 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해 평화의 조타수가 되겠다”고 했다. 차이 전 총통의 8년 집권 기조를 이어받아 현상을 유지하면서 결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겠다(不卑不亢)’는 선언이다. 또한 강경 독립주의자로 평가받는 라이 총통이 임기 초반에는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중국에 대해 “대만 정부와 대결보다는 대화로, 장벽보다는 교류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구체적 협력 분야로 양국 간 상호 관광 재개, 중국인의 대만 대학 진학 허용 등을 언급했다.
또한 라이 총통은 이날 △국방력 강화 △경제 안보 구축 △안정적이고 원칙 있는 양안 관계 지도력 구현 △가치외교 추진 △글로벌 민주 국가와 공동체 형성을 통한 억제력 발휘 등을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대만은 반도체 선진 제조 기술을 장악해 인공지능(AI) 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며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지위에 안정적으로 서서 지정학적 변화가 가져온 비즈니스 기회를 잘 포착해 반도체, AI, 군사, 보안, 차세대 통신 등 5대 신뢰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이 이날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했지만 양안 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주권 국가이며 중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 온 인물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차이 전 총통과 달리 라이 총통은 외교 협상 경험이 부족하고 (양안 관계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며 우려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라이 총통 취임식 직전에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보잉의 방산우주보안(BDS) 부문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BDS 고위 경영진은 중국 입국이 금지되고 중국 관련 수출입 활동과 신규 투자 등이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선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NYT는 “중국은 이미 차이 전 총통보다 라이 총통을 더 싫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앞으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안에 중국은 라이 총통의 힘을 빼기 위해 대만에 대한 군사 및 무역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샤오메이친 부총통과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제16대 총통으로서 4년간 임기를 시작했다. 민주진보당 소속인 그는 지난 1월 3파전으로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만의 반중 정서를 자극하면서 인기몰이해 차이잉원 전 총통에 이어 민진당 3연임을 성공시켰다.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 평화, 번영은 대만의 국가 로드맵”이라며 “우리가 세계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고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의 미래는 세계 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해 평화의 조타수가 되겠다”고 했다. 차이 전 총통의 8년 집권 기조를 이어받아 현상을 유지하면서 결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겠다(不卑不亢)’는 선언이다. 또한 강경 독립주의자로 평가받는 라이 총통이 임기 초반에는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중국에 대해 “대만 정부와 대결보다는 대화로, 장벽보다는 교류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구체적 협력 분야로 양국 간 상호 관광 재개, 중국인의 대만 대학 진학 허용 등을 언급했다.
또한 라이 총통은 이날 △국방력 강화 △경제 안보 구축 △안정적이고 원칙 있는 양안 관계 지도력 구현 △가치외교 추진 △글로벌 민주 국가와 공동체 형성을 통한 억제력 발휘 등을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대만은 반도체 선진 제조 기술을 장악해 인공지능(AI) 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며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지위에 안정적으로 서서 지정학적 변화가 가져온 비즈니스 기회를 잘 포착해 반도체, AI, 군사, 보안, 차세대 통신 등 5대 신뢰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이 이날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했지만 양안 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주권 국가이며 중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 온 인물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차이 전 총통과 달리 라이 총통은 외교 협상 경험이 부족하고 (양안 관계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며 우려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라이 총통 취임식 직전에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보잉의 방산우주보안(BDS) 부문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BDS 고위 경영진은 중국 입국이 금지되고 중국 관련 수출입 활동과 신규 투자 등이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선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NYT는 “중국은 이미 차이 전 총통보다 라이 총통을 더 싫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앞으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안에 중국은 라이 총통의 힘을 빼기 위해 대만에 대한 군사 및 무역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