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HLB그룹주 무더기 급락에…고민 깊어진 CB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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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투자한 지 석 달만에 주가 반토막
주식 전환 앞둔 CB 투자자들도 날벼락
매도 타이밍 찾기보단 주가 추이 지켜볼듯 HLB그룹주 전환사채(CB)를 산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기대와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이 불발되면서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데다가 만약 자금 상환을 요청하더라도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주가 회복을 기다리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CB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그룹주가 최근 1년 내 운영자금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CB 규모는 총 1261억원이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이 지난해 7월 349억원어치 CB를 발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HLB글로벌이 CB 발행을 통해 112억원을 조달했다. 올 들어선 HLB와 HLB테라퓨틱스가 각각 600억원, 20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HLB 측은 지난해부터 미국 측의 간암 치료제 품목 허가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HLB그룹에 꾸준히 투자하던 배우 소지섭도 연초 HLB가 발행했던 600억원 CB 중 1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함께 사용하는 임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17일 미 FDA의 신약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주가 급락 사태를 맞았다.
HLB는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 4만7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 기간 HLB제약(-49%) HLB파나진(-28%), HLB생명과학(-40%), HLB글로벌(-32%) HLB테라퓨틱스(-28%) HLB바이오스텝(-27%) HLB이노베이션(-22%) 등도 급락했다.
HLB와 HLB테라퓨틱스 CB 투자자들은 당황스럽다. CB를 투자한 지 석 달 만에 주가가 CB 행사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다. HLB CB의 행사가격은 7만9670원이며, HLB테라퓨틱스 CB의 행사가는 현 주가보다 62% 높은 1만376원이다. CB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지겠으나 업계에선 주가 회복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 CB 투자자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CB의 주식 전환을 두 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주가 급락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말 개별 기준 현금성 자산은 각각 20억원, 400억원이기 때문에 당장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는 보유한 현금을 활용한 CB 상환은 어렵다.
증권 업계에선 HLB그룹주 CB 투자자들이 당장 매도 타이밍을 찾기보단 한동안 주가 추이를 살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선 CB 만기까지 한참 남아있고, 주식 전환이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이 기간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단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HLB그룹주의 재무 상황이 열악하긴 해도 1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이번 CB 원금을 갚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CB 투자한 지 석 달만에 주가 반토막
주식 전환 앞둔 CB 투자자들도 날벼락
매도 타이밍 찾기보단 주가 추이 지켜볼듯 HLB그룹주 전환사채(CB)를 산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기대와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이 불발되면서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데다가 만약 자금 상환을 요청하더라도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주가 회복을 기다리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CB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그룹주가 최근 1년 내 운영자금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CB 규모는 총 1261억원이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이 지난해 7월 349억원어치 CB를 발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HLB글로벌이 CB 발행을 통해 112억원을 조달했다. 올 들어선 HLB와 HLB테라퓨틱스가 각각 600억원, 20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HLB 측은 지난해부터 미국 측의 간암 치료제 품목 허가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HLB그룹에 꾸준히 투자하던 배우 소지섭도 연초 HLB가 발행했던 600억원 CB 중 1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함께 사용하는 임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17일 미 FDA의 신약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주가 급락 사태를 맞았다.
HLB는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 4만7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 기간 HLB제약(-49%) HLB파나진(-28%), HLB생명과학(-40%), HLB글로벌(-32%) HLB테라퓨틱스(-28%) HLB바이오스텝(-27%) HLB이노베이션(-22%) 등도 급락했다.
HLB와 HLB테라퓨틱스 CB 투자자들은 당황스럽다. CB를 투자한 지 석 달 만에 주가가 CB 행사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다. HLB CB의 행사가격은 7만9670원이며, HLB테라퓨틱스 CB의 행사가는 현 주가보다 62% 높은 1만376원이다. CB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지겠으나 업계에선 주가 회복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 CB 투자자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CB의 주식 전환을 두 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주가 급락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HLB파나진과 HLB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말 개별 기준 현금성 자산은 각각 20억원, 400억원이기 때문에 당장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는 보유한 현금을 활용한 CB 상환은 어렵다.
증권 업계에선 HLB그룹주 CB 투자자들이 당장 매도 타이밍을 찾기보단 한동안 주가 추이를 살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선 CB 만기까지 한참 남아있고, 주식 전환이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이 기간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단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HLB그룹주의 재무 상황이 열악하긴 해도 1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이번 CB 원금을 갚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