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전기차 '중국 굴기'…미래 모빌리티 혁명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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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4배 크기 우한은 '자율주행 실험실'
자율택시·버스 2000대 운행…年 90만명 이용
바이두·둥펑자동차 등 데이터 축적해 美 추월
1억 넘던 '자율주행 눈' 라이다 150만원에 생산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6곳서도 자율차 운행
자율택시·버스 2000대 운행…年 90만명 이용
바이두·둥펑자동차 등 데이터 축적해 美 추월
1억 넘던 '자율주행 눈' 라이다 150만원에 생산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6곳서도 자율차 운행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둥펑웨샹 본사 앞에 서 있는 자율주행 버스인 '셰어링 버스'. 2021년 4월 중국 국유기업 둥펑웨샹이 개발한 이 버스는 지난해 우한에서 상업 운영을 시작했다. /우한=신정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46732.1.jpg)
○美보다 한발 늦었지만 방대한 데이터 쌓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운전석에 사람없이 상용 운행 중인 바이두 로보택시. /우한=신정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46758.1.jpg)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달 16일 선전에서 열린 바이두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바이두 지도 앱은 중국 내 360개 도시에서 활용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자랑한다”며 “우한에 연내 1000대의 로보택시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시 전체가 ‘자율주행 실험실’인 우한은 로보택시 등이 마음껏 운행할 수 있는 도로 길이만 3378㎞에 달한다. 서울~부산을 여덟 차례 오갈 수 있는 거리다. 바이두가 단시일에 1억㎞에 달하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중국 정부가 자율주행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건 2015년이다. 미국의 기술력을 뛰어넘겠다며 꺼낸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에서 자율주행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러자 여러 지방정부가 “자율주행 테스트 기지가 되겠다”고 손을 들었다.
![자율주행·전기차 '중국 굴기'…미래 모빌리티 혁명 앞장섰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70138.1.jpg)
○中, ‘자율주행 눈’ 라이다 150만원에 만들어
중국이 자율주행 상용화를 한발 앞서 실현한 건 주요 제품의 생산 가격을 대폭 낮춘 게 주효했다. 우한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둥펑웨샹 본사에서 만난 추청 수석전략관은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가격을 대당 8000위안(약 150만원)으로 낮췄다”며 “모두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추 전략관은 “2015년 수입한 미국산 라이다는 대당 가격이 8만달러(약 1억1000만원)였다”며 “150만원짜리 라이다가 나왔다는 건 자율주행 보급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라이다는 전파 대신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정확도가 워낙 높아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린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자율주행 상용화의 걸림돌 중 하나였다. 업계에선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라이다 가격이 2000달러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보는데, 이 숙제를 중국이 해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우한에는 중국 4대 국유 자동차업체인 둥펑자동차를 포함해 13개 자동차 공장이 있다. 둥펑웨샹은 둥펑의 자회사이자 2013년 설립된 회사로, 중국 자율주행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만드는 데 ‘첨병’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둥펑웨샹이 한국 언론에 본사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자율주행 상용화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단돈 0.01위안(약 2원)에 불과한 자율주행 버스 요금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왔다는 걸 시민이 체험하고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다. 우한에서는 어릴 때부터 유치원에서도 자율주행 관련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추 전략관은 “결국 새로운 기술이 성공할지는 수요 창출에 달렸다”며 “이를 위해선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00만원 초저가부터 수억원 슈퍼카까지…중국산 전기차 글로벌 질주
테크업계도 참전…샤오미, SU7 출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로터스 전기차 공장 내부 모습. 영국 로터스는 2017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으며 이곳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로터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46759.1.jpg)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공항 인근 순이구 중국국제전시장(CIEC)에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 2024’에 공개된 신차 203대 중 78.8%는 신에너지 차종이었다. 가솔린차 신차는 32대로, 2023년 상하이 모터쇼(61대)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역기저효과, 보조금 감소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전시 현장에서는 국내외 완성차들의 전동화 노력이 느껴졌다.
![지난 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로터스 공장 직원이 전기 세단 ‘에메야’를 점검하고 있다. /우한=신정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46752.1.jpg)
로터스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가 얼마나 깊고 넓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중국은 1000만원짜리 초저가 전기차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럭셔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저개발국부터 선진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중국 테크 업계도 전기차 개발에 한창이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한데 모인 베이징 중관춘 상디의 샤오미 본사는 전기차 SU7 출시로 들뜬 모습이었다. 샤오미 본사 곳곳에는 SU7과 관련된 전광판이 보였다. 이곳이 가전회사인지 자동차 회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곳에서 만난 직원들은 SU7 출시 이후 분위가 고무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애플도 실패한 전기차를 샤오미가 먼저 만들었다는 자부심에서다. 샤오미 고위 관계자는 “우리도 이렇게 잘 팔릴 줄 몰랐다”며 “‘이윤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잘 만들라’는 레이쥔 회장의 지시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며 전기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카 솔루션 매출은 47억3700만위안(약 9014억원)으로 2022년(20억7700만위안)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엔 스마트카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 인왕즈넝지수를 설립했다. 총 10억위안(약 1860억원)을 출자했다.
강기석 서울대 차세대이차전지센터장은 “시쳇말로 ‘계급장’ 떼고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할 수 있는 회사는 지금 이 순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우한·선전=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