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뉴스1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직접 만나 공매도 조사에 대한 협조와 시스템 개선을 당부했다. 이에 글로벌 IB들은 공매도 규제 방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홍콩 현지에서 글로벌 IB 대상 간담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을 비롯해 글로벌 IB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원과 아시아증권업협회 임원 등이 참석했다.

함 부원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글로벌 IB들에 국내 공매도 전산화와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기관투자자의 시스템 구축과 내부 통제 강화가 효과적인 공매도 전산시스템 작동의 선결 조건이라고 함 부원장은 강조했다.

특히 불법 공매도 조사에 대한 글로벌 IB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국내 법규를 충분히 이해한 후에 공매도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글로벌 IB들은 불법 공매도 조사 과정에서 공매도 관련 규정이나 업무 지침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또 당국의 공매도 전산화 취지에 동의하며 불법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금감원은 간담회 다음날인 지난 17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기관장을 만나 금융감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함 부원장은 국내 불법 공매도 조사 경과와 주요 현안을 전달하고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이에 홍콩 당국도 제도 개선에 대해 상호 참고할 부분이 많다며 양국 협력 체계를 강화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

우리나라와 홍콩 양국은 필요시 공매도 제도와 합리적 규제 방안 등을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또 불법 공매도 조사 공조를 위한 협력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IB 등 주요 투자자들에 대해 적극적 협조를 끌어내 금융시장 공정성을 꾀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도 신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