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첫 배경화면 찍은 미즈락, 정신병동에 '나무 사진' 건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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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포토그래피 거장 리처드 미즈락 국내 첫 개인전
서울 이태원 페이스갤러리서 6월 15일까지
'코끼리 우화' 시리즈 최초 공개 등 15점 전시
서울 이태원 페이스갤러리서 6월 15일까지
'코끼리 우화' 시리즈 최초 공개 등 15점 전시
![리차드 미즈락 'Icarus Suite #110', 2019. ⓒRichard Misrach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3074.1.jpg)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리처드 미즈락 개인전은 그의 반세기 사진 여정을 만나볼 흔치 않은 기회다. 인간이 파괴한 자연을 선명한 대형 화면에 옮긴 대표작부터 그가 팬데믹 기간에 제작한 신작 '코끼리 우화(Elephant Parable)'까지 15점이 걸렸다. 작가의 첫 국내 개인전이자, 2017년에 문을 연 페이스갤러리 서울의 첫 사진전이다.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린 리차드 미즈락 개인전 'Richard Misrach' 전시 전경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970.1.jpg)
전시장 1층부터 넘실대는 파도가 시선을 압도한다. 집채만 한 파도에 위태롭게 올라탄 서퍼를 가로 227.3㎝, 세로 147.3㎝ 크기로 인화한 '이카로스 모음집(Icarus Suite)'(2019)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태양에 가까이 다가가며 추락한 이카로스처럼, 금단의 영역을 넘보는 무모한 인간을 지적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미즈락 'Outdoor Dining, Bonneville Salt Flats', 1992. ⓒRichard Misrach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3075.1.jpg)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2층에 걸린 '코끼리 우화' 시리즈 10점이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2020~2021년 제작한 신작으로,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선 낸시 프랜드 프리츠커 정신병동에 걸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정신병동 측이 작품을 의뢰했을 때 걸었던 조건은 단 한 가지. '정치적인 것은 안 된다'였다고 한다. 지금까지처럼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다룬 사진이 아닌, 병원 구성원한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리차드 미즈락, 'Elephant Parable #22', 2020. ⓒRichard Misrach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3076.1.jpg)
팬데믹으로 인해 자유롭게 출사(出寫)하지 못하는 환경에서의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자택에 머물며 포토샵을 진득하게 파헤치기 시작했다. 사진 일부분을 확대하거나 축소하고, 색상을 반전하는 등 디지털 작업을 거쳤다. 1000여번의 조작 실험 끝에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작품 수십점이 태어났다.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린 리차드 미즈락 개인전 'Richard Misrach' 전시 전경.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981.1.jpg)
이번 연작은 '맹인과 코끼리' 우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여섯 명의 맹인 승려가 코끼리 한 마리를 만지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이야기다. "우화 속 코끼리는 인생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죠. 정신병동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각자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린 리처드 미즈락 개인전 'Richard Misrach' 전시 전경.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969.1.jpg)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린 리차드 미즈락 개인전 'Richard Misrach' 전시 전경. /페이스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96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