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살 '싱글벙글쇼'도 폐지된다 '눈물'…"라디오 격변기" [이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싱글벙글쇼' 너마저
'격변기' 맞은 라디오, 위기감 고조
'격변기' 맞은 라디오, 위기감 고조
51년 역사의 '싱글벙글쇼'가 폐지된다. 앞서 '아름다운 아침 김창완입니다' 김창완이 23년,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최화정이 27년 동안 맡아온 프로그램을 떠난다는 소식과 함께 역사와 전통의 프로그램들이 변화를 예고하면서 "라디오 격변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MBC 관계자는 21일 "고민 끝에 오랜 시간 청취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싱글벙글쇼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는 6월 2일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밝혔다.
MBC 표준FM '싱글벙글쇼'는 1973년 첫 방송을 시작해 허참, 송해, 박일, 송도순 등의 진행자를 거쳤다. 이후 강석·김혜영콤비가 2021년까지 33년간 호흡을 맞췄고, 현재는 신지와 이윤석이 DJ를 맡고 있다. 후속으로는 트로트 전문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진행자는 미정이다.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 '싱글벙글쇼'의 폐지 소식은 앞서 SBS 파워FM의 장수 DJ들의 하차 소식과 더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3월 김창완은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하차 소식을 직접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창완은 "23년의 세월 동안 서로의 아침 지기였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영광인지 모른다. 시작과 끝은 서로 등을 대고 있지 않나. 이번 주말, '아침창'의 아저씨로는 끝인사를 보내지만 매일 아침 함께한 우리들의 우정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거다. 다시 만날 때까지 다들 평안한 아침 보내시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김창완의 후임으로는 배우 봉태규가 나섰다. '아침창' 타이틀은 가지고 갈 수 없지만, 김창완은 재정비 시간을 보낸 후 러브FM으로 둥지를 옮긴다. 새 프로그램을 통해 올 하반기 중 청취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27년 동안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이끌어왔던 최화정 역시 "이번 달 말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열거할 수 없지만, 마무리 잘하겠다"고 하차 소식을 전했다. 특히 최화정은 SBS 라디오 개국 공신으로 2016년 20주년 기념 '보이스 오브 SBS' 상을 받는 등 SBS 최장수 DJ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후임 DJ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6월 3일부터는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한 달간 스페셜 DJ로 나설 계획이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개편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 "다매체 시대, 라디오의 존재감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TV뿐 아니라 유튜브, OTT 플랫폼에도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2020년 지상파라디오진흥자문위원회가 발간한 '라디오 방송 진흥을 위한 정책건의서'에 따르면, 라디오 이용 빈도(해당 매체를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비율)는 2010년 16.2%에서 2019년 8%로 하락했다. 매체 중요도(해당 매체를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는 같은 기간 3.3%에서 0.4%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수입원인 광고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라디오 광고 시장은 2010년 2541억 원 규모였는데, 2019년엔 1608억 원으로 3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방송 광고 시장 감소율(10.2%)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변혜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매체 환경 변화에 따른 라디오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고 매출액은 1422억원으로 2019년보다 더 감소했다.
변 위원은 "라디오는 청각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시각 매체인 TV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고, TV에서 실시하는 가상·간접광고에 해당하지 않아 라디오는 전혀 집행하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꼬집으며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라디오의 매체력이 떨어진 부분도 있으나, 라디오 재원 마련을 위해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뉴미디어의 경우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지상파는 차별적인 규제가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청취자들이 라디오를 이용하는 방식이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1년 발표한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청취는 19년 10.1%, 20년 10.8%에 비교하여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 라디오 외의 다른 청취 방식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
또한 라디오는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였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라디오만의 고유한 가치를 가진 만큼 미디어의 다양성과 재난 방송이나 지역성을 살린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라디오만의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디지털 라디오나 통합 애플리케이션 등 기술적,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과거부터 문화·사회적으로 라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영국, 중국 등이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여 라디오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하는 호주, 미국 등은 라디오가 일상의 매체이자 필요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기라는 말이 나오지만, 세계적으로 라디오 광고 시장 규모는 타깃 광고, 디지털 플랫폼과 통합 등을 고려해 향후 몇 년 동안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이 발표한 '2024년 세계의 라디오 광고 시장 보고서'에서는 "라디오 광고는 다양한 마케팅 도구로서 업계에서 다양한 시청자를 매력적인 오디오 콘텐츠로 끌어들이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소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제품, 서비스, 이벤트 홍보에 효과적임이 입증됐다"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MBC 관계자는 21일 "고민 끝에 오랜 시간 청취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싱글벙글쇼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는 6월 2일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밝혔다.
MBC 표준FM '싱글벙글쇼'는 1973년 첫 방송을 시작해 허참, 송해, 박일, 송도순 등의 진행자를 거쳤다. 이후 강석·김혜영콤비가 2021년까지 33년간 호흡을 맞췄고, 현재는 신지와 이윤석이 DJ를 맡고 있다. 후속으로는 트로트 전문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진행자는 미정이다.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 '싱글벙글쇼'의 폐지 소식은 앞서 SBS 파워FM의 장수 DJ들의 하차 소식과 더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3월 김창완은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하차 소식을 직접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창완은 "23년의 세월 동안 서로의 아침 지기였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영광인지 모른다. 시작과 끝은 서로 등을 대고 있지 않나. 이번 주말, '아침창'의 아저씨로는 끝인사를 보내지만 매일 아침 함께한 우리들의 우정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거다. 다시 만날 때까지 다들 평안한 아침 보내시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김창완의 후임으로는 배우 봉태규가 나섰다. '아침창' 타이틀은 가지고 갈 수 없지만, 김창완은 재정비 시간을 보낸 후 러브FM으로 둥지를 옮긴다. 새 프로그램을 통해 올 하반기 중 청취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27년 동안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이끌어왔던 최화정 역시 "이번 달 말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열거할 수 없지만, 마무리 잘하겠다"고 하차 소식을 전했다. 특히 최화정은 SBS 라디오 개국 공신으로 2016년 20주년 기념 '보이스 오브 SBS' 상을 받는 등 SBS 최장수 DJ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후임 DJ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6월 3일부터는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한 달간 스페셜 DJ로 나설 계획이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개편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 "다매체 시대, 라디오의 존재감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TV뿐 아니라 유튜브, OTT 플랫폼에도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2020년 지상파라디오진흥자문위원회가 발간한 '라디오 방송 진흥을 위한 정책건의서'에 따르면, 라디오 이용 빈도(해당 매체를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비율)는 2010년 16.2%에서 2019년 8%로 하락했다. 매체 중요도(해당 매체를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는 같은 기간 3.3%에서 0.4%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수입원인 광고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라디오 광고 시장은 2010년 2541억 원 규모였는데, 2019년엔 1608억 원으로 3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방송 광고 시장 감소율(10.2%)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변혜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매체 환경 변화에 따른 라디오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고 매출액은 1422억원으로 2019년보다 더 감소했다.
변 위원은 "라디오는 청각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시각 매체인 TV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고, TV에서 실시하는 가상·간접광고에 해당하지 않아 라디오는 전혀 집행하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꼬집으며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라디오의 매체력이 떨어진 부분도 있으나, 라디오 재원 마련을 위해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뉴미디어의 경우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지상파는 차별적인 규제가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청취자들이 라디오를 이용하는 방식이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1년 발표한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청취는 19년 10.1%, 20년 10.8%에 비교하여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 라디오 외의 다른 청취 방식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
또한 라디오는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였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라디오만의 고유한 가치를 가진 만큼 미디어의 다양성과 재난 방송이나 지역성을 살린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라디오만의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디지털 라디오나 통합 애플리케이션 등 기술적,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과거부터 문화·사회적으로 라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영국, 중국 등이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여 라디오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하는 호주, 미국 등은 라디오가 일상의 매체이자 필요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기라는 말이 나오지만, 세계적으로 라디오 광고 시장 규모는 타깃 광고, 디지털 플랫폼과 통합 등을 고려해 향후 몇 년 동안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이 발표한 '2024년 세계의 라디오 광고 시장 보고서'에서는 "라디오 광고는 다양한 마케팅 도구로서 업계에서 다양한 시청자를 매력적인 오디오 콘텐츠로 끌어들이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소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제품, 서비스, 이벤트 홍보에 효과적임이 입증됐다"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