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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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라면 대장주’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1분기 호실적에 급등하면서다. 2거래일동안 50% 가깝게 올랐다. 새로 주식을 매수하긴 부담스럽다. 대안으로 자리를 빼앗긴 농심이 부상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양식품은 5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개장과 함께 상한가(46만6500원) 직행해 그대로 마감된 다음 거래일인 20일에도 12.43% 더 올랐다. 2거래일동안의 상승률은 46.14%다.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돌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덕분에 시가총액이 지난 16일 종가 기준 2조5876억원에서 3조7816억원으로 불었다.

농심의 전일 종가(41만4000원) 기존 시가총액은 2조5182억원이었다. 삼양식품과의 격차가 1조2634억원으로 벌어졌다. 삼양식품이 상한가를 친 지난 17일 농심은 5.11% 급락했다.

주가를 가른 건 실적이다. 농심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725억원, 영업이익 6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7% 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해외 사업 부문만 떼어 놓고 보면 더 심각하다. 삼양식품의 수출 실적이 고공행진을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농심의 해외법인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와 4.1% 줄었다. 미국과 중국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의 농심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 현재 농심의 실적 추정치를 제시하는 14개 증권사 모두 중 투자의견이 ‘매수’를 내걸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업종의 ‘톱픽(Top-Pick)’으로까지 꼽았다. 그는 “삼양식품과의 시가총액 역전은 농심의 상승여력을 확대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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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해외 사업'이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 뒤 작년 상반기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3분기부터 꺾였다. 미국 법인의 실적 부진이 3개 분기째 이어졌지만, 이제는 반전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부터 미국 법인의 매출은 반등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분위기를 고려하면, 2분기 미국법인은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분기 말에는 미국 2공장의 증설라인이 가동돼 실적은 한 차례 더 점프할 전망이다.

중국 법인의 부진은 유통망 전환에 따른 비용이라는 해석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현지 유통업체 유베이로의 거래 채널 변경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며 “유통방식 변경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삼양식품보다 매력적이다. 20일 종가 기준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삼양식품은 5.78배에 달하는 반면, 농심은 0.99배에 그친다. 농심의 순자산보다도 시가총액이 작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