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치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이 4·10 총선이 끝나면서 줄줄이 가격 인상을 하고 있다. 지난달 값을 올린 굽네와 푸라닭 치킨 등에 이어 BBQ도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치킨 세트 메뉴 가격은 소비자가 할인을 받지 않고 배달비까지 내면 3만원을 넘어선다.

BBQ 주요메뉴 평균 6.3% 인상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오는 23일부터 인기 메뉴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3000원 올리는 등 2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오른다. 황금올리브치킨콤보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인상된다. 배달비 등이 추가될 경우 3만원대에 이를 수 있다.

사이드 메뉴까지 포함한 110개 품목 가운데 치킨 제품 23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평균 인상률은 6.3%다.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BBQ는 지난 2022년 5월 초에도 원부재료와 물류비, 인건비 급등에 황금올리브치킨 등 제품 가격을 2000원 올린 바 있다. 다만 53개 제품은 동결했으며 31개 제품은 증량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고 BBQ는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굽네치킨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굽네치킨 매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에는 매출 기준 4위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고추바사삭 등 9개 치킨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다. 푸라닭 치킨도 단품과 세트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비슷한 시기에 파파이스 치킨을 포함한 전반적인 메뉴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인상폭은 품목별로 100∼800원 수준이다.

치킨 가격 ‘연쇄 인상’ 현실화

업체들은 식자재 값 급등과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인상의 원인으로 꼽는다. BBQ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 최저임금, 임차료 및 기타 가스비·전기비,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라이더 비용 등의 급격한 상승으로 가맹점이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값을 올렸다”며 “매출 상위 40% 점포 기준 영업이익이 10% 가까이 감소하는 등 가맹점의 운영난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굽네와 푸라닭 치킨 측도 이 같은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한 가맹점 수익 악화를 인상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메뉴 값을 올린 뒤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한 교촌 사례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또 다른 요인이라 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4259억원으로 14.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738.5% 뛰었다. 앞서 교촌은 지난해 4월 영업환경 개선을 이유로 주요 제품 판매가를 최대 3000원 올린 바 있다.
제너시스bbq 배달전문매장. 사진=한경DB
제너시스bbq 배달전문매장. 사진=한경DB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줄인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교촌에 이어 bhc까지 주요 메뉴 값을 3000원 인상했다. 이 때 BBQ는 치킨 가격에 손을 대진 않았지만 이전까지 고집하던 ‘100% 올리브유’ 대신 절반의 해바라기유를 섞어 사실상 생산 단가를 조정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수익성 저하를 막기 어려워 이번에는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리브유 가격 불안

치킨 외에도 먹거리를 구매하려는 서민들 부담은 커질 전망. 국제 시장에서 올리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다른 품목 가격도 연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리브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긴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 같은 올리브 주요 산지가 작황 부진을 겪으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봤다.

세계 올리브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지난 2년간 이상 기후에 시달리면서 올리브유 가격은 1년 새 2배 이상 급등했다. 스페인 수출협회(Asoliva)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올리브유 양이 2021년 310만t에 달했던 것에 비해 최소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현지 제조공장에서 잇따른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서도 올리브유 가격이 올 초 기준 전년에 비해 70% 가까이 뛰었다. 일본에서는 올리브유 판매가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형마트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