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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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관련주가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반등하고 있다. 최근 시장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낸 식료품주, 화장품주를 중심으로 소비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급등했다. 뚜렷한 테마나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필수소비재'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61%에 달한다. 이 ETF는 KT&G를 18.54%로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14.76%), LG생활건강(11.04%) 등 화장품주와 오리온(5.46%), 삼양식품(5.20%) 등 식료품주에 투자한다. 또 다른 소비재 ETF인 'KBSTAR 200생활소비재', TIGER 200 생활소비재'의 수익률도 각각 10.24%, 9.59%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3%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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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비중이 높은 식료품주, 화장품주의 실적 상승세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삼양식품은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92% 이상 상회한 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양식품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 1개월 간 주가는 69.80% 급등했다. 삼양식품의 상승세에 오리온, CJ제일제당 등 식품주도 덩달아 상승했다. 국내 식음료 테마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HANARO Fn K-푸드'의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수익률은 14.5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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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던 화장품주도 실적 발표 이후 반등하고 있다. 대장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화장품주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최근 1개월 사이 30.42% 17.52% 뛰었다. 중소형 화장품주인 실리콘투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화장품 ETF도 반전에 성공했다. 'TIGER 화장품(23.37%)', 'HANARO K-뷰티(21.81%)'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0% 이상이다.

국내 소비재 펀드의 수익률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최근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이 6.20%, 6.25%, 16.08%로 집계됐다. 다만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이어지면서 펀드 설정액은 감소했다. 연초 이후 소비재 펀드에서는 1332억원이 유출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재가 당분간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높은 실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분류된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부여받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수출이 양호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섹터의 주가 흐름은 지속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주가가 급등한 만큼 추격 매수에는 신중하라는 경고도 나온다. 김성혁 더블유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도 섹터가 없는 데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소비재주가 많이 올랐다"면서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소비재도 주가가 곧 쉬어갈 수 있어 더 오를 경우에는 매도해야 할 것"으로 봤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