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이란 정세…중동 '핵 확산'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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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6월 대통령 보궐선거
이란 경제난·민생고 장기간 지속
권력투쟁·국민 저항 불러올수도
내부 불안 잠재우려 핵 무장 우려
핵개발 주도 혁명수비대와 끈끈한
하메네이 子 후계 부상에 공포 커져
이란 경제난·민생고 장기간 지속
권력투쟁·국민 저항 불러올수도
내부 불안 잠재우려 핵 무장 우려
핵개발 주도 혁명수비대와 끈끈한
하메네이 子 후계 부상에 공포 커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전 세계적으로 핵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5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 등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핵 개발’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어서다. 이란의 핵 무장은 중동 주변국을 넘어 세계적인 핵 확산(핵 도미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방에서는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이란을 포함해 중동 지역에서 군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대통령의 사망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핵 협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이스라엘이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게 도화선이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수석보좌관은 이달 초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의 존재가 위협받는다면 핵 독트린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 핵 시설을 공격하면 우리 억지력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 개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양은 2015년 이란핵합의(JCPOA)가 허용한 양의 27배로 추정된다. 이는 핵폭탄을 1주일 만에 한 개, 한 달 만에 일곱 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바는 중동에 대대적인 핵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란과 분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9월 이란이 핵 개발에 나서면 자신들도 핵 개발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본토 공격까지 감행한 이스라엘 역시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평가받는다.
유력한 차기 최고 종교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떠올랐지만 그의 승계가 현실화하면 세습, 정통성 논란 등으로 정국이 또다시 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면서 세습 통치를 종식했는데, 소수의 시아파 성직자가 세습 통치를 되살리면 체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IRGC) 정보수장에 오른 호세인 타에브와 친교를 맺는 등 이란 보안기관 내부에 탄탄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가 되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주도해온 혁명수비대의 힘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된 경제난과 민생고로 강경 보수파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적 저항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40%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고 식품의 경우 2018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핵 도미노’ 불러오나
이란 타스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21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타브리즈의 광장에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 사고 사망자를 위한 장례를 시작했다. 22일 수도 테헤란의 가장 큰 모스크 ‘모살라’에서 대규모 장례식을 다시 치른다. 라이시 대통령의 시신은 23일 낮 12시 고향인 마슈하드에 있는 이맘 알리레자 영묘에 묻힐 예정이다.서방에서는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이란을 포함해 중동 지역에서 군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대통령의 사망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핵 협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이스라엘이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게 도화선이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수석보좌관은 이달 초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의 존재가 위협받는다면 핵 독트린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 핵 시설을 공격하면 우리 억지력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 개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양은 2015년 이란핵합의(JCPOA)가 허용한 양의 27배로 추정된다. 이는 핵폭탄을 1주일 만에 한 개, 한 달 만에 일곱 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바는 중동에 대대적인 핵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란과 분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9월 이란이 핵 개발에 나서면 자신들도 핵 개발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본토 공격까지 감행한 이스라엘 역시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평가받는다.
하메네이 후계문제도 복잡
이란은 다음달 28일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보다는 차기 최고지도자가 누가 될 것이냐가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외신은 공통적으로 분석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국장 알리 바에즈는 “체제 내 불확실성을 줄이려고 라이시를 후계자로 키우다가 갑자기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 초안을 다시 그리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유력한 차기 최고 종교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떠올랐지만 그의 승계가 현실화하면 세습, 정통성 논란 등으로 정국이 또다시 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면서 세습 통치를 종식했는데, 소수의 시아파 성직자가 세습 통치를 되살리면 체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IRGC) 정보수장에 오른 호세인 타에브와 친교를 맺는 등 이란 보안기관 내부에 탄탄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가 되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주도해온 혁명수비대의 힘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된 경제난과 민생고로 강경 보수파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적 저항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40%대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고 식품의 경우 2018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