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은 장기전입니다. 새 먹거리를 찾아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주주들의 몫을 꾸준히 키울 겁니다.”국내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IR) 행사에서 글로벌 투자자 230여 명을 만나 “밸류업에 진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코리안리 등 금융사는 금융감독원, 서울시, 부산시 등과 함께 글로벌 투자자에게 한국에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설득했다.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내부 체력 비축기를 거치고 있다”며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을 중장기적 시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지난해 비은행 수익 기여가 5%대에 그쳐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며 “실적이 저조한 관계사는 당장 매각하기보다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해 그룹 내 시너지를 내는 쪽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를 밸류업 중점 목표로 제시했다. 진 회장은 “주주환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올리는 일은 쉬운 일로, 본질적인 밸류업은 아니다”며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사업 확장처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등 세 곳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도 해외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장기 성장 계획으로 제시했다.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리테일과 투자은행(IB) 양축의 글로벌 확장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국내 개인의 투자 시장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좋은 금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를 깰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 넥스트레이드에 30개 증권사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올해 말까지 모의 거래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연말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하는 등 출범 절차를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계획이다.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주 증권사를 대상으로 ATS 최종 참여 의향서(LOI)를 수렴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를 포함해 신영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전산 비용 문제로 참여가 불투명했던 중소형 증권사까지 총 30곳이 LOI를 제출했다. 지난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도 포함됐다. 선결 조건 중 하나인 한국거래소 청산결제 회원 등록 완료를 전제로 합류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운영의 최소 요건으로 생각한 15개사를 훌쩍 넘겼다”며 “모의 거래 시험에서 일부 증권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년 3월 출범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ATS가 출범하면 투자자들이 다양한 호가 선택지를 갖게 되거나 거래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달부터 모의 거래 테스트에 들어갔다. 각 증권사와 넥스트레이드가 마련한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다. 당초 증권사에 고민을 안긴 스마트오더라우팅(SOR) 시스템은 자체 개발을 택한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넥스트레이드와 코스콤이 개발한 것을 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SOR은 투자자 주문을 가장 유리한 시장에서 자동으로 제출해주는 ATS 체제의 필수 전산 시스템이다.ATS 운영을 위한 금융당국 라이선스 확보는 사전협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