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여객기 납치 사건 그려…여진구 데뷔 후 첫 악역 도전
'하이재킹' 하정우 "한 공간서 고군분투,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
"그동안 한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는데, 이번이 가장 난도가 높은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
영화 '하이재킹' 주연 배우 하정우는 2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촬영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스릴러다.

하정우는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그는 "굉장히 영화적이고 드라마가 강한 시나리오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하정우는 그동안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 '터널'(2016), 'PMC: 더 벙커'(2018) 등을 통해 움직임이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에 맞선 인물을 꾸준히 연기했다.

그러나 그는 "'하이재킹'에서는 기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처하는 한편 납치범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고, 승객의 안전을 위해 분투하는 연기까지 해야 해 기존 작품보다 20배 가까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이재킹'은 1971년 1월 실제 일어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약 60명이 탑승한 여객기를 강원도 고성 출신의 20대 청년 김상태가 납치해 북으로 향하려 했던 사건이다.

김성한 감독은 "이 사건을 들었을 때 너무나 영화 같은 이야기여서 '영화로 한번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김경찬) 작가님께 말씀드렸다"면서 "운 좋게 작품의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아수라'(2016), '1987'(2017), '백두산'(2019)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한 김 감독은 '하이재킹'이 연출 데뷔작이다.

'하이재킹' 하정우 "한 공간서 고군분투,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
여객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테러범 용대는 여진구가 연기했다.

여진구가 악역에 도전하는 건 데뷔 후 처음이다.

예전부터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외적인 부분도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거친 모습으로 바꿨다"면서 "가끔은 연기를 하는 도중에 감정이 너무 올라와서 과격하게 행동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여진구와 처음 호흡한 하정우는 "실제로 만난 여진구의 모습과 제가 기억하던 여진구의 이미지가 굉장히 달랐다"며 "너무나 사내답고 멋진 배우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베테랑 기장 규식 역을 소화해 영화 '국가대표'(2009) 이후 15년 만에 하정우와 재회했다.

여진구와는 드라마 '사랑하고 싶다'(2006)에서 아버지와 아들 연기를 펼친 인연이 있다.

성동일은 "제가 나오면 관객들이 '안 웃겨주나' 하는 기대가 있는데, '하이재킹'은 어떤 장난도 칠 수 없는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며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하이재킹' 하정우 "한 공간서 고군분투,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