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시간마다 0.5% 수익"…미모 유튜버에 낚여 수억 날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한민국 사기 리포트
(7) 팬 홀리는 브이로그 사기
'부동산 차익거래'로 수익낸다며
유튜브 활용 '투자 성공담' 홍보
투자자 '동조심리' 노린 사기수법
경찰, 투자업체 대표 등 수사 나서
(7) 팬 홀리는 브이로그 사기
'부동산 차익거래'로 수익낸다며
유튜브 활용 '투자 성공담' 홍보
투자자 '동조심리' 노린 사기수법
경찰, 투자업체 대표 등 수사 나서
‘투자자들의 소중한 투자금은 운영진 사치품과 고급 식사에 잘 사용됐습니다.’(바이펀딩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
지난 3월 25일 부동산 투자업체 바이펀딩 홈페이지에 ‘앞으로도 투자 사기를 벌여 투자자들과 같은 호구를 영업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긴 팝업 게시물이 세 시간 동안 노출됐다. 이들은 유튜버로 가장한 여성을 앞세워 부동산 투자 브이로그(VLOG·개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를 찍게 한 뒤 투자금을 모아 빼돌린 업체다. 최근 경기 인천 제주 등 전국에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사기, 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모 바이펀딩 대표와 일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바이펀딩이 사용한 계좌의 명의자 및 카카오를 상대로 압수영장을 집행해 자료를 수집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6억3510만원가량으로 피해자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바이펀딩이 자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출액은 1076억원에 달해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이펀딩은 2021년 5월 설립된 부동산 투자업체다. 이들은 ‘부동산 아비트리지(무위험 차익 거래·arbitrage)’ 투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 및 용도에 따라 다른 부동산 가격을 이용해 저렴하게 매입한 뒤 비싸게 매각하거나 같은 지역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개발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했다. 또 “원금 대비 8시간마다 수익률 0.5%의 복리 이자가 발생한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와 SNS 등 플랫폼에 브이로그를 올리는 수법도 적극 활용했다. 최근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사기를 벌이는 업체들과 달리 일반인을 고용해 영상을 찍었다. ‘부동산 펀드로 성공한 흙수저 은지의 191일 경험 썰’ ‘XX억 치트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피해자 임모씨(40)는 “일반인이 똑 부러지게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것처럼 홍보하는 브이로그에 속아 투자를 시작했다”며 “영상 속 여성 채널엔 ‘일상 브이로그’ 같은 콘텐츠도 올라와 있어 나와 비슷한 일반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동조 심리’를 노린 사기 기법이라고 분석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일반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로 경계심을 허문 뒤 투자 사기를 벌인 것”이라며 “최근 전문가를 사칭한 투자 사기가 횡행하다 보니 거꾸로 일반인을 이용해 사기를 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이런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조직들이 일반인 재연 배우를 섭외해 브이로그와 같은 영상을 찍게 한 뒤 사기를 치는 사례가 많다”며 “원금 보장 등의 문구를 내걸고 현혹하는 데 속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안정훈/김다빈 기자 ajh6321@hankyung.com
지난 3월 25일 부동산 투자업체 바이펀딩 홈페이지에 ‘앞으로도 투자 사기를 벌여 투자자들과 같은 호구를 영업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긴 팝업 게시물이 세 시간 동안 노출됐다. 이들은 유튜버로 가장한 여성을 앞세워 부동산 투자 브이로그(VLOG·개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를 찍게 한 뒤 투자금을 모아 빼돌린 업체다. 최근 경기 인천 제주 등 전국에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사기, 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모 바이펀딩 대표와 일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바이펀딩이 사용한 계좌의 명의자 및 카카오를 상대로 압수영장을 집행해 자료를 수집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6억3510만원가량으로 피해자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바이펀딩이 자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출액은 1076억원에 달해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이펀딩은 2021년 5월 설립된 부동산 투자업체다. 이들은 ‘부동산 아비트리지(무위험 차익 거래·arbitrage)’ 투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 및 용도에 따라 다른 부동산 가격을 이용해 저렴하게 매입한 뒤 비싸게 매각하거나 같은 지역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개발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했다. 또 “원금 대비 8시간마다 수익률 0.5%의 복리 이자가 발생한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와 SNS 등 플랫폼에 브이로그를 올리는 수법도 적극 활용했다. 최근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사기를 벌이는 업체들과 달리 일반인을 고용해 영상을 찍었다. ‘부동산 펀드로 성공한 흙수저 은지의 191일 경험 썰’ ‘XX억 치트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피해자 임모씨(40)는 “일반인이 똑 부러지게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것처럼 홍보하는 브이로그에 속아 투자를 시작했다”며 “영상 속 여성 채널엔 ‘일상 브이로그’ 같은 콘텐츠도 올라와 있어 나와 비슷한 일반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동조 심리’를 노린 사기 기법이라고 분석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일반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로 경계심을 허문 뒤 투자 사기를 벌인 것”이라며 “최근 전문가를 사칭한 투자 사기가 횡행하다 보니 거꾸로 일반인을 이용해 사기를 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이런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조직들이 일반인 재연 배우를 섭외해 브이로그와 같은 영상을 찍게 한 뒤 사기를 치는 사례가 많다”며 “원금 보장 등의 문구를 내걸고 현혹하는 데 속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안정훈/김다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