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에서 당류와 칼로리를 뺀 ‘제로’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콜라와 사이다 등 제로 탄산음료는 물론이고 식혜 등 전통음료도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팔도는 지난 3월 출시한 ‘비락식혜 제로’가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섰다고 22일 밝혔다. 1993년 처음 출시된 비락식혜는 전통음료인 식혜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즉석음용(RTD) 제품이다. 팔도는 밥알에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빼고 섬유질만 남기는 방식으로 기존의 식감을 유지한 제로 식혜 개발에 성공했다.

비락식혜 제로는 출시 직후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와 결합해 기존 중장년층은 물론 2030세대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층이 늘면서 50일간 판매량이 당초 예측한 초기 판매량을 네 배나 넘겼다. 팔도 관계자는 “생산량 확대를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제로 식혜마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식음료업계에서 제로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체 탄산음료 매출 중 콜라와 사이다 등 제로 음료 비중은 52.3%에 달했다.

그동안 ‘제로화’가 어려운 것으로 인식된 과채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에서도 제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건조과일 음료인 ‘자연은 더말린’에 이어 올 2월엔 ‘초록매실 제로’를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7일 ‘게토레이 제로’를 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빙과업계 최초 제로 제품인 ‘스크류바’와 ‘죠스바’를 선보였다. 빙그레는 ‘파워캡 블루아이스’, 해태아이스는 ‘폴라포 커피’를 제로 버전으로 판매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