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산본부 분석…증가율 3%로 전국 평균 웃돌아
고물가, 낮은 총구매력, 높은 가계부채 등은 제약 요인
지난해 부산 가계소비 견조한 증가세…향후 둔화 우려
지난해 부산의 가계소비는 코로나 팬데믹 종료로 전체적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상고하저' 추세로 향후 증가세는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신용카드 지출액 등 고빈도 자료를 활용해 최근 부산지역 가계소비의 흐름을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가계소비는 전년 대비 3%대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 1.7%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pent-up) 서비스 소비의 반등이 지난해에도 강하게 나타나 가계소비 증가를 주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지역 서비스 소비는 과거 추세(2010∼19년)보다 5% 안팎으로 초과하면서 2% 초과한 전국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행 측은 "팬데믹 기간 소비 위축이 클수록 서비스 소비 회복이 대체로 더디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부산 가계소비 견조한 증가세…향후 둔화 우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산의 가계소비 회복세가 급격히 약화했다는 점이다.

부산지역 가계소비를 반기별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5%대 중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회복 추세가 약화하면서 1%대의 증가율에 그쳤다.

한국은행 측은 올해 이후 부산의 가계소비 회복 여건에 대해서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이후 명목임금(연평균 3.7% 상승)과 고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소득 여건은 개선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임시일용직 중심의 고용 확대로 실질 총구매력은 0.5% 상승에 그쳐 전국 평균(3.5%)이나 대도시 평균(3.1%)보다 크게 저조했다.

여기에다 2022년 이후 음식료품 등 필수재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높은 가계부채 비율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도 향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부산은 가계소비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중요성이 더 높은 상황"이라며 "향후 가계소비 증가세 둔화가 지역경제 활력을 저해하지 않고 지속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가계 구매력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