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불안’에 멀어진 금리인하…“2% 초반대 안정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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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플러스 시작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년 4개월째 동결했습니다. 동결을 선택했다기보다, 동결밖에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당초 예상보다 경제 성장률까지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더 짙은 안개 속에 빠졌습니다. 성장과 함께 물가가 오르면, 하반기 금리인하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경제부 김채영 기자 나와습니다. 김 기자, 그래도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인 분위기이죠?
<기자>
네, 국책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 8곳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명이 한국은행이 10월 또는 11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물가 불안이 여전해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인데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대로 떨어졌지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도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진 만큼… 물가 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좀 더 갖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졌습니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 없이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는데요.
물가가 2.3~2.4% 수준 정도로 내려가는 경로가 확실시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오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올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한은은 1분기 깜짝 성장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대폭 올려 잡았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민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앞으로 2분기 이후로 가면서 내수가 그렇게 아직까지 부진하기 때문에 성장 동력이 그렇게 높지가 않고… 금리가 높으니까 소비가 안 좋고 건설투자라든지 이런 쪽도 안 좋잖아요. 내수가 어떻게 좀 더 회복되게 할 수 있느냐가 이제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로 유지했는데요.
1분기 성장률이 좋게 나오면서 물가 상방 압력도 커졌지만, 연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이것저것 따져보면 물가 상승 요인이 많은데, 물가 전망치를 올리진 않았군요. 수출은 늘지만 소비는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본 것 같은데 한국은행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한은은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한 물가 시나리오를 구성해 발표했는데요.
지정학적 갈등이 진정될 경우 물가상승률은 0.1%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대로 중동지역 분쟁이 악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규모가 확대되는 경우 물가상승률은 0.3%p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경우에는 환율이 오르고 국내 경기둔화의 영향이 엇갈리게 작용하면서 기본전망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주도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하자 이런 주문들도 있는데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대부분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내리긴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은의 선제적 인하가 내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최근 안정된 환율이 다시 올라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한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린다 해도 시중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오현희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이미 정책적으로 기준금리에 비해서 대출금리를 많이 낮춰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더라도 시중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걸로 예상이 되는 상황이고, 그동안 선제적 인하의 근거였던 내수 부진이 1분기 GDP 호조로 인해서 조금 해소가 된 그런 상황입니다.]
8명의 전문가 모두 향후 국내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꼽기도 했는데요.
연준이 확실한 금리인하 시그널을 주기 전까지 한은은 최장기 금리동결을 당분간 이어나갈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