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산부터 저장까지 커버…ESS 사업 매력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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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SK디앤디로부터 인적분할해 4월 29일에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SK이터닉스가 신재생에너지 전문회사로 도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이터닉스는 에너지생산부터 저장에 이르기까지 수요 모두를 커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재생에너지주와는 다른 포트폴리오상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한경ESG] ESG 핫 종목 - SK이터닉스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투자는 기대가 높은 반면, 성과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성장성이 뚜렷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책이나 시대적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의 수익성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뽐내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하지만 SK이터닉스는 단순 신재생에너지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증권가에서 주목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에 이르는 모든 수요를 커버한다는 점이 다른 신재생에너지주와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상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회사로 상장
SK이터닉스는 지난 3월 1일 SK디앤디로부터 인적 분할해 4월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신입’이다. SK이터닉스는 그동안 SK디앤디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으로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해왔다. 인적 분할을 통해 투자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회사의 주요 부문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ESS 부문으로 나뉜다. 태양광 및 풍력 사업은 개발, EPC(설계·조달·시공), O&M 등 재생에너지 관련 전 사업에 이른다. 해상풍력 사업에서는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 최대 규모 해상풍력 사업인 신안우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올해 390MW 규모의 신안우이 풍력발전 착곡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주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제주 가시리, 울진 풍력 등 323MW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은 확장 속도가 빠르다. 칠곡(20MW), 약목(9MW), 보은(20MW) 세 발전소의 연내 상업운전과 함께 파주(31MW), 충주(40MW), 대소원(40MW) 발전소를 착공한다. 향후 수소경제 활성화 방향에 맞춰 점차 키우고 있는 사업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57억원이던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액은 올해 2000억원대로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연료전지 부문과 육상풍력 부문의 성장이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0억원가량에서 2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11%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매출액이 반영되며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2000억원대 매출이 내년에는 5000억원대로, 영업이익은 약 200억원에서 500억원대로 점프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AI까지 가세한 ESS 기대
한 기업의 투자 매력은 사업과 글로벌 경제의 변화가 맞아떨어질 때 극도로 높아진다. 물이 들어와도 저을 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SK이터닉스의 인적 분할 시기는 절묘하다. 주요 사업 부문인 ESS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점차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화재 문제로 급격히 떨어진 투자 매력이 다시 높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2년 43.8GW 수준이던 전 세계 ESS 누적 설치량이 2023년에는 45GW, 2024년에는 57GW로 급성장했다. 2023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수용, 전력 안정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등을 위한 ESS 설치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에서 ESS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전력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다. 에너지를 저장해두는 ESS는 AI 인프라의 기초 토대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 가격 하락과 기술 발전으로 ESS 설치 매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수요가 증가하는 데 한몫 톡톡히 했다.
SK이터닉스는 이미 국내 최대 ESS 운영 사업자다. 문제는 국내시장이 좁다는 점이다. 올해 초 미국 ESS 사업 진출을 발표한 이유다. 200MW 계통 연계용 사업을 개발 중이다. 미국 텍사스 지역 내 계통 연계형 ESS에 SK가스 및 현지 재생에너지 기업인 APEX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했다. 현재 250MWh의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그 외 추가 250MWh+@의 파이프라인 확보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환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ESS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배터리 관세율을 기존 7.5%에서 25%로 최근 대폭 인상했다. 지난 4월 30일 G7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전력 저장 시설의 규모를 기존보다 6배 넘게 늘리는 데 합의했다. ESS 전력용량이 2022년 230GW에서 2030년 1500GW로 늘어나는 규모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오리건 등 5개 주에서 ESS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 ESS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타이밍이 절묘한 이유다.
주가 전망은
주가는 신규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상장 초기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실적 전망치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ESS는 미국 시장에 따라 추가 성장의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 시가총액은 1조원에 가깝지만, 증권사들은 쉽게 목표 주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내놓은 DS투자증권이 2만4000원을 제시했지만, 이미 주가는 이를 넘어섰다.
현재로서 볼 수 있는 데이터는 내년도 실적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21.3배로 낮아진다는 점이다. 내년도 해상풍력 매출 반영 등으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고된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 ESS 진출 성과 가시화, 현재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인 풍력발전 특별법 통과 등 호재가 나온다면 PER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전망치의 변동이 없기에 ESS 관련 국제 뉴스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변동성보다는 내년을 염두에 두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비중 내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투자는 기대가 높은 반면, 성과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성장성이 뚜렷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책이나 시대적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의 수익성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뽐내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하지만 SK이터닉스는 단순 신재생에너지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증권가에서 주목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에 이르는 모든 수요를 커버한다는 점이 다른 신재생에너지주와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상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회사로 상장
SK이터닉스는 지난 3월 1일 SK디앤디로부터 인적 분할해 4월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 ‘신입’이다. SK이터닉스는 그동안 SK디앤디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으로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해왔다. 인적 분할을 통해 투자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회사의 주요 부문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ESS 부문으로 나뉜다. 태양광 및 풍력 사업은 개발, EPC(설계·조달·시공), O&M 등 재생에너지 관련 전 사업에 이른다. 해상풍력 사업에서는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 최대 규모 해상풍력 사업인 신안우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올해 390MW 규모의 신안우이 풍력발전 착곡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주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제주 가시리, 울진 풍력 등 323MW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은 확장 속도가 빠르다. 칠곡(20MW), 약목(9MW), 보은(20MW) 세 발전소의 연내 상업운전과 함께 파주(31MW), 충주(40MW), 대소원(40MW) 발전소를 착공한다. 향후 수소경제 활성화 방향에 맞춰 점차 키우고 있는 사업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57억원이던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액은 올해 2000억원대로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연료전지 부문과 육상풍력 부문의 성장이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0억원가량에서 2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11%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매출액이 반영되며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2000억원대 매출이 내년에는 5000억원대로, 영업이익은 약 200억원에서 500억원대로 점프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AI까지 가세한 ESS 기대
한 기업의 투자 매력은 사업과 글로벌 경제의 변화가 맞아떨어질 때 극도로 높아진다. 물이 들어와도 저을 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SK이터닉스의 인적 분할 시기는 절묘하다. 주요 사업 부문인 ESS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점차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화재 문제로 급격히 떨어진 투자 매력이 다시 높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2년 43.8GW 수준이던 전 세계 ESS 누적 설치량이 2023년에는 45GW, 2024년에는 57GW로 급성장했다. 2023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수용, 전력 안정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등을 위한 ESS 설치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에서 ESS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전력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다. 에너지를 저장해두는 ESS는 AI 인프라의 기초 토대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 가격 하락과 기술 발전으로 ESS 설치 매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수요가 증가하는 데 한몫 톡톡히 했다.
SK이터닉스는 이미 국내 최대 ESS 운영 사업자다. 문제는 국내시장이 좁다는 점이다. 올해 초 미국 ESS 사업 진출을 발표한 이유다. 200MW 계통 연계용 사업을 개발 중이다. 미국 텍사스 지역 내 계통 연계형 ESS에 SK가스 및 현지 재생에너지 기업인 APEX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했다. 현재 250MWh의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그 외 추가 250MWh+@의 파이프라인 확보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환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ESS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배터리 관세율을 기존 7.5%에서 25%로 최근 대폭 인상했다. 지난 4월 30일 G7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전력 저장 시설의 규모를 기존보다 6배 넘게 늘리는 데 합의했다. ESS 전력용량이 2022년 230GW에서 2030년 1500GW로 늘어나는 규모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오리건 등 5개 주에서 ESS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 ESS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타이밍이 절묘한 이유다.
주가 전망은
주가는 신규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상장 초기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실적 전망치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ESS는 미국 시장에 따라 추가 성장의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 시가총액은 1조원에 가깝지만, 증권사들은 쉽게 목표 주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내놓은 DS투자증권이 2만4000원을 제시했지만, 이미 주가는 이를 넘어섰다.
현재로서 볼 수 있는 데이터는 내년도 실적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21.3배로 낮아진다는 점이다. 내년도 해상풍력 매출 반영 등으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고된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 ESS 진출 성과 가시화, 현재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인 풍력발전 특별법 통과 등 호재가 나온다면 PER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전망치의 변동이 없기에 ESS 관련 국제 뉴스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변동성보다는 내년을 염두에 두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비중 내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