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서 지인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미등록 외국인 실형

술자리에서 지인을 무자비하게 때려 숨지게 한 미등록 외국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태지영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러시아 국적 미등록외국인 A(35)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초 A씨는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죄명을 상해치사로 바꿨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음성군 소재 자택에서 몽골 국적 외국인 지인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B씨 얼굴을 주먹으로 수십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폭행당한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사건 발생 3개월 뒤 숨을 거뒀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 한두 대 때린 정도이며 B씨가 사망할 거라고 예견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0분 동안 피해자 얼굴을 주먹으로 셀 수 없이 때렸다"는 목격자의 진술과 한두 차례의 폭행으로 피해자 얼굴에 심한 멍과 부종이 생기기 어렵다는 의사 소견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태 부장판사는 "이 사건 이전에 피해자가 뇌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외상을 입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며 "일반적으로 사람 얼굴과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뇌출혈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점도 누구나 예견할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