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얽힌 한옥, 불면증 걸린 화가… 올 봄 아트선재센터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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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서
이요나·우정수 각각 개인전
이요나·우정수 각각 개인전
![한옥 공간. /아트선재센터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43245.1.jpg)
지금 아트선재센터에서 각각 전시를 열고 있는 1986년생 작가 두 명도 마찬가지다. 이요나 작가(38)는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과 일상적인 사물들을 활용한 조형 작품을 주로 만드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트선재센터의 한옥 공간부터 옥상 공간까지 전시실 밖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카페 혹은 작은 전시실로 활용되는 미술관의 한옥 내부에서부터 전시는 시작된다. 자그마한 내부 공간에는 침대와 욕조, 세면대와 테이블 등 일상적인 집기들이 빼곡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파이프들이 어지럽게 가로지른다. 옛날 놀이터에 있던 놀이기구 ‘정글짐’이 연상되는 광경이다. 이는 한국의 엄청나게 높은 인구밀도와 숨가쁜 일상을 상징한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파이프가 계속 연결돼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43243.1.jpg)
![옥상 설치 사진. /아트선재센터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43242.1.jpg)
옥상 작품 너머로는 아트선재센터 주변의 서울 풍경이 내려다 보인다. 이렇게 서울과 뉴질랜드라는 두 공간의 인구밀도와 일상의 속도를 대비시키며 이 작가는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는 누구에게나 다르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지난 2~3월 댄 리 작가의 개인전 때 흙을 사용한 설치작품을 미술관에 들여놨던 것처럼, 최근 미술관은 이렇게 미술관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을 잇달아 전시하고 있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전시감독은 “관객들이 한옥 안에 들어가는 건 물론 작품을 만지거나 앉아 볼 수도 있다”며 “관객들이 어떻게 작품을 다루고 감상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1층 전시 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우정수 작가(38)의 개인전 ‘머리맡에 세 악마’도 주목할 만한 전시다. 우 작가는 유럽 중세의 출판물과 성경, 신화, 미술사, 만화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섞어 솜씨 좋게 그려내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다.
![우 작가의 대작. /아트선재센터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43248.1.jpg)
우 작가는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선정한 제1회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한 우한나 작가의 남편이기도 하다. 작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맥주를 든 캐릭터는 아내인 우한나 작가를 상징하는 캐릭터라고 한다.
![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성수영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43253.1.jpg)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